A tale of two cities by Charles Dickens
최고의 시간이었고, 최악의 시간이었다.
지혜의 시대였고, 어리석음의 시대였다.
믿음의 세기였고,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었고,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었고, 절망의 겨울이었다.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고, 우리 앞에 아무 것도 없었다.
우리 모두 천국으로 향해 가고 있었고, 우리 모두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었다.
요컨대 그 시대는 현재 시대와 아주 비슷해서,
그 시대의 가장 요란한 권위자들 중 일부는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그 시대가 최상급으로만 견주어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고집했다.
이렇게 1775년은 중대한 인물들과 수많은 작은 존재들,
무엇보다도 이 연대기에 나오는 자들을 그 앞에 놓인 길을 따라 인도했다.
생각해 보면 기막힌 일은,
모든 인간이 서로에게 심오한 비밀과 신비의 존재로 만들어져 있다는 점이다.
저 컴컴하게 모여 있는 집들 하나하나가 모두 나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저 집들의 방 하나하나도 모두 나름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는 것,
거기 살고 있는 수십만개의 뛰는 심장들 하나하나도
상상해보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심장에게도 하나의 비밀이라는 것!
슬프게, 슬프게 해가 떴다.
그 햇살이 비춰주는 못지 않게 슬픈 광경은 훌륭한 능력과 훌륭한 감성을 지녔으면서도
그것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발휘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돕지 못하며 스스로 행복해지지 못하며,
자신의 병을 감지하고서도 그 병이 자기를 먹어치우도록 포기하고 내버려두는 사내였다.
그렇게 온 세상이, 그 커다랗고 사소한 모든 것들과 함께 반짝이는 별빛 속에 누워 있다.
인간이 자신의 지식으로 빛을 쪼개고 그 구성방식을 분석하듯이,
보다 숭고한 지성은 우리의 이 지구가 희미하게 빛나는 속에서
모든 생각과 행동, 모든 악과 덕, 그 위에 사는 모든 책임있는 생명체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그렇지만 당신은 스스로 지탱하기 위해서
종종 당신의 희생자와 당신이 가진 기회를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약점이야.
그런 거 없이 버텨봐.
때가 되면, 호랑이와 악마를 풀어놓으라고.
그렇지만 그때까진 호랑이와 악마를 사슬에 묶어놓고, 보여주진 말고,
그러나 늘 준비된 상태로 유지하면서 기다려야 해“
“ 그런 걱정이 환자의 마음에 얼마나 무겁게 느껴지는지,
그리고 그가 자신을 짓누르는 주제에 관해서 한마디라도 억지로 내놓는 것이
그에게 얼마나 어려운지, 얼마나 불가능한지, 당신은 모릅니다.“
“그럼 그가,” 로리씨가 물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 그 비밀스러운 생각을 애써서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수 있다면
분명히 고통을 덜 수 있는 걸까요?”
“그럴 겁니다.”
그는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섬세한 마음의 결을 어떻게 다치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 특유의 머뭇거림을 보이면서도,
동시에 개인적인 고생과 고통에서 빠져나와 서서히 자신에 대한 확신을 얻은 사람 특유의 자신감을 가지고 이야기했다.
그 자신감을 누그러뜨리는 것은 친구가 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그가 그 문제에 직면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전 그 분 도움받지 않고 제 나름의 의견을 가지는 게 더 좋습니다."
"여보, 전 당신이 그에게 늘 너그럽게 대하고,
그가 없는 자리에서 그의 잘못에 대해 관대했으면 좋겠어요.
그에게는 정말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마음이 있고,
그 안에 깊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당신이 믿어줬으면 해요.
여보, 저는 그 마음이 피를 흘리는 것을 봤어요."
"그게 그래요. 전 그가 개심하지 않을 것 같아요.
성격으로 보나 운명으로 보나 지금은 고칠 희망이 거의 없어요.
그렇지만 전 그가 뭔가 좋은 일, 친절한 일, 심지어 굉장한 일을 할 수도 있다고 확신해요."
그들 모두를 묶어주는 황금 실을 바삐 감고,
그들 모두의 삶 속에 그녀의 행복한 기운의 도움을 짜넣고,
그것이 지금 여기를 지배하게 만들면서,
루시는 세월의 메아리 속에서
다정하게 마음을 달래주는 소리만을 들었다.
"당신이 우리 모두에게 전부인 그 비결이 뭐요, 여보?
바쁜 것 같지도 않고 할일이 너무 많아 보이지 않으면서도,
우리 모두가 나 하나밖에 없다고 느껴지는 것처럼 말이오"
그 저녁식사는 볼품없고 부족했으며, 보잘것없는 빵에는 다른 쏘스도 고기도 없었다.
그러나 인간적인 동료애가 그 딱딱한 음식에 어떤 영양분을 불어넣었고,
그들에게서 유쾌함이 반짝이게 만들었다.
그날 최악의 사태를 함께했던 아버지들과 어머니들은
그들의 빈약한 아이들과 온순하게 놀아주었고,
이런 세상에 둘러싸이고 이런 세상 앞에 놓인 연인들도 사랑하고 소망했다.
끝없이 노력한 끝에 악마를 불러내고는 그 모습이 너무 무서워
악마에게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즉시 도망쳤다는 우화 속 시골뜨기처럼,
귀족 나리는 여러해 동안 주기도문을 대담하게 거꾸로 읽고
악마를 부리기 위한 수많은 다른 강력한 마법을 쓰고 나서,
무시무시한 악마를 보자마자 걸음아 날 살려라 내뺀 것이다.
그는 친구가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그의 현재 성격을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처음으로 박사는 이제 그가 겪은 고통이 힘이고 권력임을 느꼈다.
그에게 여러해 동안 삶이 시계처럼 멈춰버렸다가,
멈추었던 동안 숨어 있던 에너지로 다시 그 기능이 가동되는 것처럼 보이는
그 사람의 그 빛나는 눈과 단호한 얼굴과 차분하고 강인한 표정과 행동거지를 보았을 때,
자비스 로리는 믿음이 생겼다.
나는 아름다운 도시와 멋진 사람들이 이 심연으로부터 솟아나고,
진정으로 자유롭게 되려는 그들의 투쟁과,
승리와 패배 속에서, 앞으로 오랜 세월에 걸쳐 이 시대의 악과,
그 악을 자연스럽게 낳은 앞선 시대의 악이 점점 스스로 속죄하고 사라지는 것을 본다.
Charles Dickens (1812-1870) 1812년 영국 포츠머스 근교에서 해군 경리국 직원 존 디킨스의 여덟 자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2세에 부친이 채무자 감옥에 수감되는 바람에 구두약 공장에서 혹독한 노동을 체험하는데, 이 경험이 후일 [리틀 도릿] 등 사회개혁과 노동문제를 다룬 신문, 소설에 반영된다. 1833년 [올리버 트위스트]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작가로서의 위상을 다진다. 이후 [니콜라스 니클비], [골동품 가게] 등 사회모순과 삶의 애환을 풍자와 유머, 사실적 묘사로 그려낸 작품들을 발표했다. 1943년 첫 크리스마스 소설인 [크리스마스 캐럴]로 기록적인 성공을 거둔 후 [데이비드 코퍼필드], [어려운 시절] 등 후기작으로 갈수록 사회 각계 각층을 폭넓게 다루며 비판적인 태도와 신랄한 풍자를 선보였다. 사회 문제에 꾸준히 관심을 보이며, 잡지 발간, 복지사업 등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등 묵직한 장편소설을 잇달아 발표했다. 1870년 [에드윈 드루드의 수수께끼]를 집필하는 도중 사망했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장되었다. 사후 대중성과 예술성을 두루 갖춘 19세기 영국의 대문호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