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ate u give / 걷는나무(2019)
그냥 평범한 윌리엄슨 고등학교에 다니는 평범한 스타의 평범한 하루를 보내면 된다.
그 말은 곧 내 뇌의 스위치를 전환해 윌리엄슨 스타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윌리엄슨의 스타는 슬랭을 쓰지 않는다. 윌리엄슨의 스타는 누군가 그녀를 짜증나게 해도 입조심을 해야 한다.
윌리엄슨의 스타는 누구든 다가올 수 있도록 친근한 인상이어야 한다. 윌리엄슨의 스타는 시비에 휘말리지 않는다.
윌리엄슨의 스타는 누구도 자신을 빈민가 출신이라고 부르도록 만들지 않는다.
스스로 그렇게 하는 걸 견딜 수 없지만 그렇게 한다.
칼릴은 마치 하느님이 보고 싶기라도 한 듯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는 비명을 지르고 싶은 사람처럼 입을 벌렸다.
난 우리 두 사람 몫으로 충분한 비명을 질렀다. “안 돼. 안 돼.“ 그 말밖에 모르는 한 살짜리가 된 듯 내 입에서 다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다른 누군가가 비명을 질렀다.
눈물이 앞을 가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1-15는 내 친구를 죽인 권총을 날 향해 겨눈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난 손을 들어 올렸다.
“전부 다 제대로 해도 가끔 상황이 안 좋은 경우가 있죠. 그렇다고 해서 제대로 하고 있는 걸 멈추면 안돼요.”
엄마가 내 뺨을 감싸쥐었다. “스타, 엄마를 봐.”
난 그러려고 했지만 눈물이 가득 차올랐다.
칼릴은 인생을 잃어버렸는지 모르지만 나도 무언가를 잃었다.
“괜찮아.” 엄마가 말했다. “우린 괜찮을 거야, 알지? 필요하면 눈을 감고 있으렴.”
“그는 왜 마약거래상이었을까? 왜 우리 동네의 많은 사람들이 마약거래상이 된 거지?”
“그들은 돈이 필요하니까요. 그리고 돈을 벌 다른 기회들을 많이 얻지 못하니까요.”
“맞아, 기회의 부족이지.” 아빠가 말했다.
“미국 기업들은 우리 공동체에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고 우릴 고용하려고도 하지 않아.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해도 우리 동네에 있는 학교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않아.
그래서 네 엄마가 너희를 윌리엄슨에 보내자고 했고 아빠도 동의한 거야.
우리 동네의 학교는 윌리엄슨처럼 네가 사회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지 못해.
이 동네에서는 좋은 학교를 찾는 것보다 마약을 찾는 게 더 쉽잖아.”
“그게 사회가 우리에게 준 증오란다. 우리에게 맞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어 준 것. 그게 터그 라이프야.”
“네가 그의 입장에 있지 않는 이상 비난해서는 안돼. 그런 삶에서 벗어나는 것보다는 빠지는 것이 더 쉽지.”
헤일리가 그런 말을 하게 내가 내버려두었다니 믿기지 않는다.
아니면 그 애는 항상 그런 식의 농담을 했던가?
난 항상 웃어야 한다고 생각했나?
그게 문제다. 우리는 누군가가 이야기를 하게 내버려두고
그 사람은 너무 말을 많이 한 나머지 선을 넘지만
자신이 그런 줄 모르고, 듣는 우리도 그냥 받아들인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이런 상황에서 잠자코 있다면 말을 할 수 있는게 무슨 소용일까?
“엄마가 어릴 때 할머니는 술에 취해서 상처가 되는 말과 행동을 하고는 다음 날 아침에 사과했단다.
그래서 일찍이 엄마는 사람들이 실수를 한다는 걸 배웠어.
그 실수가 그 사람에 대한 사랑보다 큰 것인지는 스스로 판단해야 한단다.
좀 다르지만 좋은 점이 나쁜 점을 충분히 덮는다면 헤일리를 네 인생에 남겨두렴.”
우리의 우정은 기억을 토대로 한다.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하지?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적다면요?”
“그럼 그 애를 놔줘야지. 그리고 그 애가 네 인생에 머물면서 나쁜 영향을 계속 미친다면 놓아줘.”
상관하지 않는다.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사과하고 싶지 않다.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걸 말할 수 있다.
세상에. 너무 다른 두 사람으로 산다는 건 정말 지친다.
난 스스로에게 두 가지 목소리를 내라고 가르쳤고 확실한 사람한테만 확실한 이야기를 하라고 가르쳤다.
난 그걸 완전히 숙달했다.
“용감하다는 게 두렵지 않다는 뜻은 아니란다, 스타.” 엄마가 말했다.
“그 말은 두려워하면서도 헤쳐나간다는 의미야. 그리고 넌 지금 그렇게 하고 있어.”
내 속의 겁쟁이가 싫다고 소리쳤다.
겁쟁이는 구석에 숨어서 이 일이 일어나지 않은 양 행동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밖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날 위해 기도하고 있는 중이다.
부모님이 지켜보고 있다. 칼릴은 내 도움이 필요하다.
난 자세를 고치고 내 속의 작은 용기가 말을 하게 했다.
“네, 검사님.”
대배심에서 진술한 지 2주가 지났고 우리는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마치 유성이 떨어져 종말이 오길 기다리는 것 같은 심정이다. 온다는 걸 알지만 정확히 언제 어디로 떨어질지 모른다.
그동안은 묵묵히 살아나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도 삶을 이어나갔다.
“봤지, 아빠는 너희에게 의미있는 이름을 지어준 거라 믿어.
세카니는 유쾌함과 기쁨이라는 뜻이야.
네 여동생에게 스타라고 이름 붙인 건 아빠의 어둠을 밝히는 빛이기 때문이야.
세븐, 네 이름은 신성한 숫자지. 완벽함의 상징이고.
네가 완벽하다는 건 아니고 아무도 그럴 수 없지만 넌 하느님이 내게 준 완벽한 선물이야.
사랑한다, 아들. 생일 축하한다.”
크리스는 내게 자신의 이마를 가져다댔다. “미안해.”
“넌 아무 짓도 하지 않았잖아.”
“그래도 도처에 깔린 백인들을 대신해 내가 사과해야 할 것 같아서.”
지나가는 몇몇이 ‘백인이 여기서 왜 어슬렁거려?’라는 눈길로 크리스를 쳐다보았다.
크리스는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었다.
“내가 눈에 띄는 거지?” 그가 물었다.
“진짜 여기 있고 싶은 거야?” 내가 물었다.
“이런 게 너와 세븐이 윌리엄슨에서 느끼는 감정이지?”
“비슷해” 오빠가 말했다.
“그럼 나도 참을 수 있어.”
“그의 이름이나 우리 이름이 백인들의 이름보다 평범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지?
누가 혹은 무엇이 너한테 ‘평범함’의 기준이야?
우리 부모님이 여기 계셨다면 넌 백인들이 세운 기준이라는 함정에 빠졌다고 하실 거야.“
크리스가 목부터 벌겋게 달아오르더니 얼굴까지 빨개졌다.
“난 그런 뜻이 아니라. 그래, 알았어. 어쩌면 ‘평범함’은 올바른 말이 아닐 거야.”
확성기는 총만큼 무거웠다.
그녀가 내 무기를 활용하라고 했으니 아이러니다.
확성기를 들어올리는 것조차 힘들었다.
확성기를 입 가까이 대고 버튼을 눌렀다.
“제 이름은 스타예요. 전 칼릴에게 벌어진 일을 목격한 사람입니다.“
내 사건에 관해 측은해 하는 건 좋지만 내가 화나서 미안하다니?
그건 그 애가 보여준 행동이나 쓰레기 같은 말에 관한 사과가 아니었다.
내가 반응한 방식에 유감을 표하다니.
이상하지만 진작 알았어야 했다.
엄마가 말한 것처럼 좋은 점이 나쁜 점보다 많다면 헤일리를 계속 친구로 둘 거다.
하지만 지금은 나쁜 점이 너무 많아서 과부화가 되었다.
내 속의 아주 작은 일부는 헤일리가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알아차리길 바랬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 결코 못 할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쩌라고? 상관없다. 괜찮다.
흘러가게 놔두어야 한다.
“무언가를 바꾸기 위해서 거기에 살 필요는 없어. 그냥 하는 거지.”
옛날 옛날에 헤이즐넛 눈동자에 보조개가 매력적인 소년이 있었다.
난 그를 칼릴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폭력배라고 불렀다.
그는 길지 않은 생을 살았고 내 남은 평생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기억할 거다.
난 더 나은 결말을 만드는 일을 포기하지 않을 거다.
그들은 잊지 않는다.
난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난 절대 칼릴을 잊지 않을 것이다.
Angie Thomas는 데뷔작인 <<당신이 남긴 증오>>로 뉴욕 타임즈 1위, 아마존 YA 1위, 윌리엄 모리스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마약 판매와 총기 사건을 보고 자란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을 토대로 쓰여졌다. “여섯 살 때, 공원에서 두 명의 마약상이 총격전을 벌이는 것을 본 적이 있어요. 다음 날 엄마가 저를 도서관에 데려가셨어요. 제가 그 날 눈 앞에서 본 것보다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으셨기 때문이죠.” 이 책이 출간되기 전 그녀는 문학 에이전시에서 60번의 거절을 당했지만 한 비영리 단체의 상을 받게 된 후 작가로서 삶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