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iPhone) 3GS
휴대폰 카메라가 좋아지기 전에는 사진을 잘 찍으려고 디지털카메라, DSLR을 따로 들고 다녔다면, 반대로 요즘은 감성 사진을 찍기 위해 필름 카메라나 오래전에 출시된, 일명 올드 아이폰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세컨드 폰으로 들고 다니면서 일상을 기록한다.
딥퓨전(Deep Fusion: 셔터 버튼을 누르기 전 여러 장의 사진을 미리 캡처하고, 촬영하는 순간까지 포함해 총 9장의 사진을 AI로 합성하여 노이즈를 줄이고 디테일을 살려주는 고품질 사진을 만드는 기술)이 적용된 이후로 아이폰 특유의 감성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많이들 한다. 지금은 조금 시들해졌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Y2K 무드와 더불어 옛 카메라 감성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철 지난 아이폰들이 중고가격 방어를 톡톡히 해내고 있다.
올드 아이폰 짜깁기 이슈가 많은데 3gs는 휴대폰 전원 켜지는 거에 감사해야 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순정 여부는 크게 중점을 두지 않았다. 카메라 렌즈 부분이 깨끗하고 32GB 용량인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일주일정도 중고사이트 뒤적거리다가 드디어 내품으로 데리고 왔다.
연식이 오래된 나도 300만 화소는 초면이다. 아이폰3gs가 출시되던 그 당시 내가 사용했던 팬택 SKY 슬림 폴더폰. 아이폰3gs보다 3년 전에 출시되었고 320만 화소다. 실제로 사진 화소차이가 눈에 나타나는지 비교해 보고 싶었지만 저 SKY폰에 풍경사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고 죄다 셀피 밖에 없어서 비교를 하려야 할 수가 없다. AI에 물어보니 20만 화소 차이는 미미해서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한다.
싱글 카메라에 크기도 거의 점 수준이다. 카툭튀가 없던 시절, 홈버튼이 존재하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그립감의 아이폰은 참 귀하다.
어두운 실내에서는 감성이라 포장하기도 힘든 노이즈 자글자글한 사진을 만나볼 수 있다.
야외에서 찍으면 불투명한 필터 하나를 씌운 느낌이 난다.
아이폰 3gs와 아이폰 에어 화질, 색감 차이를 비교해 봤다.
L 아이폰 3GS | R 아이폰 에어
햇살 내리쬐는 곳에서는 화면밝기를 최대치로 올려도 액정이 잘 안보이기도 하고 3gs의 무시무시한 셔터음 소리 때문에 사진을 여러 번 찍기 힘들어서 두 아이폰의 구도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다. 16년의 세월의 차이가 있음에도 3gs가 나은 점도 있고 에어가 나은 점도 있다는 게 재미있다.
OS버전이 낮아서 3gs에서 찍은 사진들이 iCloud로 자동으로 넘어오지 못해서 공유앨범에 사진을 업로드해서 가져와야 한다. 사진을 많이 찍거나 영상 촬영까지 할 거라면 최소 16GB 이상으로 구매하는 걸 추천한다.
또 Live포토 기능이 3gs에는 없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국내, 일본판을 제외한 무음폰으로 구매하는 게 좋다. 셔터 소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16살이 된 아이폰을 만지작 거리면서 2009년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해 봤다. 그리고 그때의 내가 그렸던 어른의 모습이 지금의 내 모습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내면은 그대로인데 그저 껍데기와 장기들만 늙고 있는 것 같아서 슬퍼지는 건 어쩔 수가 없나 보다.
| 낡음의 미학
손때 묻은 물건들을 소개합니다.
글 데이지
사진 데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