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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동차 언제 살까?

정부 보조금이 사라지기 전에?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나랏돈으로 내 오토바이 사는 법


서울에서 친환경 전기 오토바이를 사면 최대 350만 원까지 지원금을 받는다. 미세먼지와 일산화탄소 같은 대기오염 물질을 내뿜지 않는 전기 이륜차를 시민들이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 친구와 술 한잔 하면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목돈을 좀 모아 전기 스쿠터를 10대 정도 사서 재테크를 해보기로 했다. 실구매가가 150만 원~344 만원 정도니, 금액만 보면 남아도 한 참 남는 장사다. 아직 기한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보조금 지급 제도가 끝나도 수요가 완전히 사그라들지 않을 테니 본전은 건질 거란 계산이다.


전기오토바이(Electric Motorcycle Energica Ego)

 

전기 자동차의 경우, 친환경차인 전기차와 수소차 구매자에게 각각 최대 1350만 원, 3500만 원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택시의 경우는 한대 당 보조금이 무려 1천800만 원에 달한다. 그러나 제조/판매사, 차종에 따라 보조금이 다르니 정확한 금액은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홈페이지(www.ev.or.kr)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런 획기적인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는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전기차 43만 대, 수소 전기차 6만 5천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기 때문이다. 생산 확대와 규모의 경제 달성으로 오는 2022년 전기차는 보조금 지급 전 판매 가격 기준으로 5천만 원대에서 4천만 원대로 내려가고, 수소 전기차는 7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가격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분기 자율주행차 육성에도 1조 원을 투입할 예정이며, 자동차 부품기업들이 전자, 통신, IT 융합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정부도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2019년 대구시의 산업·중소기업 예산(국비 포함) 4천308억 2천만 원 중 전기차 관련 사업 예산은 약 998억 5천만 원으로, 23%를 차지했다. 이 중 대부분인 922억 1천만 원(92%)이 '전기자동차 구매 지원 사업'에 책정됐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발 노력 및 보조금 지급으로 자동차를 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게 된 것은 지갑이 얇은 서민들에게 희소식이다. 순수 국내 생산에도 성공한 전기차, 전기 자전거를 새로운 효자 수출상품으로 키워 동남아시아를 겨냥하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도체 시장이 받은 타격과 수출 감소에 따른 저성장 쇼크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에 주목해야 할 이유 중 하나다.


국내에 친환경 운송수단인 전기 자동차 등 스마트 모빌리티의 보급률이 생각보다 낮은 이유는 장시간 충전을 해야 하는 문제와, 배터리 수명에 따른 주행거리의 한계 등 때문인데, 정부가 나서서 충천소 시설도 적극적으로 보급 중인 데다, 파격적인 보조금도 주겠다 '이참에 한 번' 사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국, 일본과 우리나라도 나서서 친환경차 의무판매 정책도 발표했으니, 스쿠터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택배회사, 퀵서비스, 배달의 민족, 맥도널드 같은 배달업체들도 물갈이를 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다.

대림오토바이, 전기이륜차 '재피'로 상용시장 공략 본격


충전, 배터리 용량 문제도 곧 해결


CJ대한통운에서 올 하반기부터 배터리 공유형 전기스쿠터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휴대폰 충전 키오스크처럼 시내 곳곳에 자판기 형태의 배터리 교환시설을 만들고 운전자가 직접 배터리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셀프 주유소처럼 셀프 자동차 충전소가 생기는 셈인데, 이미 충전된 배터리를 갈아 끼우기만 하면 되니 시간도 아낄 수 있다.


배터리 교환형 전기스쿠터 사업은 대만에서 시작돼 독일·프랑스·스페인·네덜란드 등으로 확대 중인 '고고로(Gogoro)' 모델과 비슷하다. 매번 배터리를 충전하는 게 아니라 운전자가 스마트폰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한 이후 다 소모될 때쯤 '고 스테이션(GoStation)'이라는 자판기 형태의 배터리 교환시설을 찾아 충전이 다 된 배터리(팩)를 스스로 교환하는 서비스다. 이미 대만 시내 주유소·편의점 등 600곳에 운영 중이며 동남아와 유럽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고 스테이션(GoStation)


스쿠터로 인한 소음과 공해문제도 줄일 수 있으니 특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오토바이가 일상적인 교통수단인 동남아시아 시장에 '도입이 시급하다'. 베트남의 경우, 인구가 9000만 명인데, 등록된 오토바이 숫자가 3800만 대에 달한다. 어린아이 빼고는 전 국민이 오토바이를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많은 수의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개조 혹은 구매하도록 유도를 한다면?

매연을 내뿜는 스쿠터가 가득한 베트남의 거리


개인형 이동수단에 대한 여러 정의들

 

이미 국내에서는 전기자전거, 전동 휠, 전동 킥보드 등 개인 이동수단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이미 눈에 띄게 늘었다. 주행거리가 짧은 곳을 이동할 때는 편리하기도 하고 간지도 나니 젊은 층에서는 일종의 패션으로 자리 잡았다. 도입 시기보다는 가격도 많이 떨어져 아이들에게 고급 장난감으로 선물하기도 한다. 다양한 연령층이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다 보니 제품을 지칭하는 용어도 다양해 혼란스럽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아직까지 자동차에서 구체적으로 정의, 분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기 자전거, 전동 킥보드, 전동 휠 등 1인승 이동수단을 크게는 개인형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이라고 하고, 이 중에서도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초소형 이동수단을 이모빌리티(eMobility)라 한다. 스마트 모빌리티(Smart Mobility)는 이모빌리티에서도 조금 더 진화된, 최점단 충전, 동력 기술이 융합된 소형 개인 이동 수단을 뜻한다. 작다는 점을 강조해 대중교통이나 차로(車路)로 닿기 힘든 단거리 이동을 보완하는 이동 수단이라 하여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라 지칭하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분류에는 마이크로 모빌리티에 전기자전거와 중·저속 전기차, 1인용 전기자동차를 포함하기도 하니 여전히 혼란스럽다. 용어야 어쨌든 친환경에 가성비 높고 정부가 보조금까지 지급하는 새로운 이동수단에 관심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아이들까지 이용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소형 전기자동차 시장 봇물


전동 킥보드, 전동 휠 등 개인 이동수단에 대한 관심을 넘어 이제 소형 전기자동차들이 업계의 흐름을 주도하려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특히 올해 기발한 디자인과 성능, 가성비를 두루 갖춘 소형 전기차 제품이 올해 쏟아질 전망이다. 자동차 업계 소식지에 따르면 중국 스웨덴 캐나다 일본 등 전 세계 제품 약 20종이나 선보일 예정이다. 해외 수입차뿐만 아니라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전기차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새안이 선보인 ‘위드유’(WID-U)가 대표적인 예다. 새안 EV연구소 관계자는 위드유를 "디자인부터 부품까지 모든 제조를 완벽한 국산으로 만들어진" 소형 전기차라고 소개했다. 위드유는 1회 충전에 350km를 주행할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국내 판매 가격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2천만 원 중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조금 지급을 감안하면, 천만 원대에서 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소형 전기차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저렴하기 때문에 최근 홈쇼핑에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경량 소재로 자동차 무게를 줄여 에너지 효율성이 높였고 정부 보조금도 받을 수 있어 가격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초소형 전기차는 출퇴근용이나 도심용으로 적합하며 혼카족들이 선호한다.


전기자동차 삼재는 끝났다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이 시장에 출시되어 처음에는 잘 팔리는 듯하다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까지 수요가 정체되는 시기가 있다. 이를 ‘캐즘(Chasm)’ 또는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 부르는데, 출시된 지 이미 1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기자동차는 ‘초기 캐즘’의 깊은 수렁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포스코 경영연구원 박재범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올해는 전기차가 죽음의 계곡에서 빠져나오는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소형 전기자에 대한 높은 관심 덕이다.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는 당초 예상을 웃도는 197만 대 수준의 판매량(하이브리드 차량을 제외한 플러그인, 순수 전기차 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초에는 예상 판매량을 2017년의 4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해 137만 대 수준으로 잡았는데,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나 성장한 셈이다. 지난해 초 미국 CNN이 보도했던 대로 ‘2018년은 미국의 도로가 전기화(Electrification)’ 되는 원년이었던 셈이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은 약 9,250만 대, 전기차 판매량은 약 400만대로 예상된다.


(출처=포스코 경영연구원)


세계의 전기차 시장 동향


전기차 보급이 가장 활발한 나라는 중국으로 작년 한 해 약 123만 대가 팔렸다. 전 세계 전기차의 40%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2위는 미국으로 약 76만 대가 보급됐다. 전기버스(37만 대)와 전기 이륜차(2.5억대)의 보급량 역시 상당하다.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99% 이상이다. 전기차 판매비중만 따져보면, 노르웨이(39%), 아이슬란드(11.7%), 스웨덴(6.3%)이 최상위를 차지한다. 자동차 종주국인 독일이 전기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BMW가 세계 시장을 겨냥한 전기차 25종을 2023년까지 쏟아내겠다고 밝혔다. 원래 2025년까지 내놓을 계획이었는데 2년을 앞당긴 것이다.

주요 국가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 전망 (출처= 연구성과실용화진흥원, 주요 국가의 친환경 자동차 시장 전망, 단위-만 대)
세계 각국의 승용자동차 유형 구분 (출처=정보통신기획평가원)


보조금과 의무판매 제도


전기차의 높은 보급률은 물론 정부의 보조금 정책에 힘입은 것이다. 중국(보급대수 1위), 노르웨이(판매비중 1위)가 가장 적극적인 보급정책을 시행했다. EU는 2030년 CO2 배출규제를 지켜야 하니 전기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하는 곳이 늘었다. 중국과 캘리포니아를 비롯 미국의 일부 주(州)는 이미 의무판매를 시행하는 중이고,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3 국도 지난 6월 일제히 친환경차 의무판매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한국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HEV), 수소 전기차(FCEV) 등 친환경차 제조·판매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 내년부터 시행되는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중국도 신에너지차(NEV)·산업평균 연비(CAFC)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3일 자동차 업체의 신차 연비를 2030년까지 32% 향상하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전기차 보급 확산은 전 세계적인 흐름


각 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전기자동차 시장의 미래에 대한 전망 역시 약간의 통계치의 차이만 있을 뿐 온통 장밋빛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서 발간한 전기차 전망 보고서(Electricity Vehicle Outlook)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자동차 판매량은 2025년에서 2030년 사이에 급증하여 2040년 신차 판매량의 54%, 전 세계 자동차의 33%를 점유하게 될 전망이다. 하루에 약 8백만 배럴의 연료를 대체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의 경영 컨설팅 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AlixPartners)의 보고서를 보면, 향후 15년간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48 볼트급 하이브리드 차량 생산비중이 계속 증가할 것이며 2025년까지 전체 신규 차량 판매의 35~40%에 달하며, 2030년에는 65%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2025년부터는 배터리 가격 하락으로 보조금 없이도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내연기관차와의 경쟁에서 경량차는 2030년부터, 중형차는 2020년 후반부터 전기차로의 전환이 가속될 것이다.


내수시장도 세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는다. 현대와 기아에 따르면 5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친환경차 내수 판매는 4만 2천41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량은 1만 3천575대로 작년 동기 대비 72.2%로 급증했다. 물론 이런 성장세는 보조금 영향이 크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규제 강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친환경차 시장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는 규제 강화보다는 인센티브 정책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본다.


디젤 시대 진다


2015년 9월 독일 폴크스바겐이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스캔들이 드러나 큰 충격을 안겨주었던 '디젤 게이트'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배출가스에 대한 공포심에 사로잡혀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사회문제가 된 미세먼지 공포로 공기오염에 대한 각성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차량은 실도로주행 조건에 서 CO2, 질소산화물 모두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총 보유비용(TCO) 관점에서 향후 10년 간은 기존 화석연료 차량이 전기차보다 비용면에서는 효율적이다. 하지만,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하는 CO2 규제 목표(소형차는 50g/km, 대형차는 60g/km)때문에 소형차에서는 전기차, 대형차에서는 전기차/PHEV 차량의 시장점유율 증가가 예상된다.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대비 차량 보유비용(TCO)이 높은 관계로 소비자 수요가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로라면 가솔린 차량과 경쟁할 정도로 저렴하지도, 비 내연기관 차량 수준으로 깨끗하지도 않은 디젤 차량은 2020년부터 비 내연기관 차량에 시장을 잠식당할 것이고, 하이브리드 차량 보급률이 크게 늘 것이다. 2025년부터는 배터리 가격 인하 및 충전 인프라 구축으로 PHEV, 전기차는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차량 총 보유비용(Total Cost of Ownership)이란 차량 가격 등 취득비용에 일정 기간 사용한 유류비 등을 합한 총 유지 관리 비용에서 중고차 가격을 뺀 금액으로, 일정기간 차량을 소유했을 때 드는 비용을 말한다.


아직까지는 ‘그런 걸 타는 사람들도 있다더라’는 정도지만, 이제 전기차 대세의 시대가 올 것은 전망이 아닌 분명한 흐름으로 읽힌다. 친환경, 지속가능을 지향하도록 각국의 정부의 규제와 인센티브 제도가 적극적으로 시행되다 보니, 전기차 보급은 이제 개인의 선택이 아닌, 필수이자 의무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친환경차(EV · HEV · PHEV · FCEV) 판매 대수는 9만 3050대로, 2017년(7만 4740대) 대비 24.5%가량 증가했으며 이중 전기차는 약 3만 대에 육박한다. 올해도 역시 많은 제조사들이 새로운 전기차들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며, 국가보조금 및 각종 할인 혜택, 친환경적이고 유지비가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으니 보조금이 소진되기 전에 당장 전기차를 사야 하지 않을까 하는 구매 충동 혹은 깊은 고민에 빠진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문제도 있다


환경보호에도 기여할 수 있고 정부에서 과하다 싶을 만큼 큰 보조금까지 주는데 모든 사람이 당장 전기차로 갈아타지 않은 데는 나름대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전기차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

약 3만 개로 이루어진 내연기관차 부품에 비해 내연기관의 동력원인 엔진이 배터리와 모터로 대체되기 때문에 전기차 부품은 1만 8천 개에 불과하다. 당연히 기존 차량과 내부 구조가 상이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 정비를 받아야 하는데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하다. 앞으로는 길가에서 차가 펴져도 보닛(bonnet)을 열어 기름 범벅된 손으로 땀을 닦아가며 차를 수리하는 멋진 남성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둘째, 유지비는 저렴하나, 사고가 나면 수리비 폭탄을 맞게 된다.

전기차는 주요 부품값이 보통 수백만 원에 이르며 배터리의 경우 2천만 원을 넘기도 한다. 또한 전기차 단일 모델의 경우 아직은 대량생산이 아니기 때문에 범퍼와 같은 일반부품들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보증기간이 지난 후 사고가 났을 경우, 어마어마한 수리 비용은 큰 부담이 될게 분명하다.


셋째, 짧은 배터리 수명, 느린 충전시간이 전기차 구매를 머뭇거리게 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도로에 널려있는 주유소와는 달리, 전기 충전소는 그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충전시간도 길기 때문에 장거리를 가기 위한 목적으로 타는 자동차가 제 기능을 못하는 것. 만약 충전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길을 잘못 든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상황이 벌어진다. 갑자기 빨리 달려야 할 급박한 상황이 생겼는데 충전이 안 되어 있거나, 방전의 우려가 되는 상황도 전기차를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나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코나 일렉트릭(406km), 쏘울 부스터 EV(386km), 니로 EV(385km), 볼트 EV(383km), 리프(231km) 순으로 주행 가능 거리가 길다. 업계는 오는 2025년에는 1회 충전 주행거리가 600km 이상으로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짧은 주행거리도 문제지만 느린 충전 시간에 대해서도 불안감이 클 수밖에 없다. 수소차인 넥쏘는 1회 충전에 단 5분이 소요되는 반면 전기차 코나는 급속 충전을 할 경우 80% 충전에 약 54분이 걸린다. 향상된 전기차 관련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전 시간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전기차의 느린 충전 시간이 최대 약점으로 지적된다. 물론 성능개선과 위에서 언급한 고 스테이션(GoStation) 같은 '탈부착용' 배터리 충전소가 널리 보급된다면 자연스럽게 전기차의 보급도 늘겠지만, 아직은 이런 문제점들 때문에 전기차 구입 시 제공되는 다양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머뭇거리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다가왔다고 해도 좋을 전기차 대세 시대를 대비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니 전기차의 작동원리와 종류를 알아두면, 나에게 맞는 전기차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어떤 원리, 어떤 제품


친환경 자동차는 화석 연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최소화하여 무공해 또는 저공해 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를 말한다. 친환경 자동차의 범위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명시된 차로 전기차, 태양광차,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천연가스차 또는 클린디젤차인데 이중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친환경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연료전지차로 분류되며, 전기차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주행거리 확장 차로 세분화된다.

출처=Frost & Sullivan(2014), Strategic Outlook of Global Electric Vehicle Market in 2015


하이브리드 (HEV)] : Hybrid Electric Vehicle

하이브리드(hybrid)는 ‘두 가지 기능이나 역할이 하나로 합쳐졌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엔진차에 전기모터와 저용량 배터리를 추가한 자동차를 말한다. 휘발유·경유·액화석유가스·천연가스 등의 연료와 전기에너지를 조합하여 동력원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로 배터리 충전이 불필요하며 전기주행만으로 5km 내외 주행이 가능하다.

시동이나 저속 주행 등 작은 힘이 필요할 땐 모터의 힘으로 주행하고 큰 힘이 필요하거나 고속에서는 엔진과 모터를 함께 활용하여 주행하게 된다. 모터가 주행의 일부분을 꾸준히 담당하게 되니 동급 엔진차에 비해 배기량과 출력이 작은 엔진을 사용할 수 있어서, 연비가 매우 좋고 오염물질 배출도 적은 것이 장점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PHEV)

하이브리드차와 같은 구동방식이지만 배터리 충전이 가능한 자동차로, 단거리는 모터 주행이 가능하고 장거리 주행 시 엔진을 사용한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플러그를 꽂아 배터리를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전기차의 완속 충전과 같은 방식이다. 따라서 배터리 용량이 일반 하이브리드보다 훨씬 크고, 순수하게 모터로만 달리는 거리가 상당해서 웬만한 시내 주행은 전기차 모드로 운행이 가능하다.


순수 전기차 (BEV, EV)

엔진 없이 오직 전기 모터로만 움직이는 순수한 전기 차를 말한다. 고밀도 대용량 배터리가 장착되어 주행거리가 하이브리드에 비해 훨씬 길고, 플러그를 꽂아 간단히 배터리를 충전한다.


수소 (연료) 전기자동차 (FCEV)

2018년 출시되어 평창 올림픽 개막 전에 자율 주행으로 평창까지 달려 이슈가 된 넥쏘라는 차를 기억할지 모르겠다. 수소 차라는 이름 때문에  LPG 가스차처럼 수소 가스를 태워서 엔진을 움직이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수소를 연료로 충전하기는 하지만, 충전된 수소를 연료전지에서 산소와 결합하여 만드는 전기로 모터를 구동하여 움직이는 전기차다. 넥쏘의 수소탱크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높은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되고, 고온, 낙하 충격, 파열, 총격 시험까지 통과하였고, 용광로나 수심 7000m의 고압에서도 터지지 않는다고 한다.

출처=McKinsey&Company (2014), “Electric vehicles in Europe: Gearing up for a new phase? 재구성


소형 전기차 디자인, 성능 경쟁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시장이 세분화되고 있다. 특히 실용적인 초소형 전기차의 주가가 높아졌다. 그동안 마땅한 법규가 없어 제조사도 판매자도 혼란을 겪었지만, 정부가 초소형 전기차가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도록 하고, 보조금 혜택도 누리도록 전기차 관련 법규를 정비했다. 처음에는 도로가 혼잡한 인도네시아에서 고젝(Gojek)이나 오젝같은 오토바이와 함께 흔한 교통수단으로 이용되는 불법 개조 차량인 바자이(Bajaj)가 연상되었지만 디자인은 우주를 누빌 듯 세련되고 야무지다.

왼쪽은 불법 개조차량인 바자이(Bajaj), 오른쪽은 르노삼성의 '트위지(TWIZY)'다.


르노삼성 '트위지(TWIZY)'

초소형 전기차의 대명사로 불리는 트위지는 2012년 3월 유럽에서 첫선을 보였다. 최근 국내 홈쇼핑에 등장해 높은 판매율을 보이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50km~60km까지 주행할 수 있고, 최고출력 17.1마력(12.6kw), 최대토크 5.8Nm, 최고속도는 80km/h다. 에너지 소비효율은 7.9km/kWh 성능을 가지고 있다. 특히 6.1 kWh 배터리를 사용해 일반 가정용 220V 콘센트로도 충전할 수 있고, 1회 충전 시 55km을 주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사진=르노 삼성 트위지 홈페이지)


대창모터스 '다니고'

다니고는 작지만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고 불편을 최소화한 전기차다. 대창모터스가 개발한 최초의 순수 국산 초소형 2인승이다. 최대출력 15kw, 최대토크 105Nm, 1회 충전으로 주행 거리는 최대 100km이며 최고 속도는 80km이다. 에너지 소비효율은 8.7km/kWh이며 배터리 용량 6.6/kWh이다. 전기료는 1일 평균 30km씩 운행할 경우 1년간 약 7만 6000원 발생한다고 한다. (사진=대창모터스 홈페이지)


캠시스 '쎄보(CEVO-C)'

쎄보는 카메라 모둘 업체인 캠시스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소형 전기차다. 8 kWh급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되며, 충전 소요 시간은 완속 충전기 기준으로 3시간이다. 최고출력 15kw, 최대토크 120Nm, 최고 속도는 80km/h,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100km 내외다. 냉난방장치, 윈도, 전동 도어록, 주간 주행 등, 경사로 밀림 방지 등 다양한 편의 시설 기능을 장착했다. (사진=캠시스 홈페이지)


유니티 'U-1'

스웨덴의 신흥 전기차 메이커인 유니티의 마이크로 전기 차다. 올해 출시되는 차로 U-1은 재활용이 가능한 탄소섬유소재로 보디를 제작했고 인테리어는 복합 유기소재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 출력 40마력, 1회 충전에 최대 300km, 충전 30분 만에는 200km를 달릴 수 있다. 특히 시속 80Km에 도달하는데 약 3.5초가 가능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외형과 실내 디자인은 미래지향적으로 우아한 형태를 자랑하며 2인승 4인승 5인승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유니티 홈페이지)


도요타 '아이 트릴(i-TRIL)'

콤팩트 한 보디와 사이즈가 매력이다. 운전자가 스스로 차량의 밸런스를 조정할 필요 없는 액티브 린 기술을 도입했다. 좌우의 앞바퀴가 아래 위로 움직여 차체의 기울기를 최적화해 자동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안정된 주행이 가능하다. 특히 ‘1+2 레이아웃’을 채택해 운전석을 차량 중심에 두고 뒷좌석에 2인이 탑승할 수 있는 3인승으로 나왔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200km 이상이다. (사진=도요타 홈페이지)


쎄미시스코 'D2'

특히 유럽에서 마이크로카 중 최고 인기 차종으로 올라 화재를 모았다. 골프백 2개를 적재 가능한 넓은 트렁크 공간과 지능형 기어 레버, 후방감지 카메라, 내비게이션 등을 장착해 편리성을 높였다. 1회 충전으로 150km 주행이 가능하고 최고토크 90Nm, 배터리는 17. 3 kWh이다. (사진=쎄미시스코 홈페이지)



전기 스포츠카도 나온다

지난 5월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새안 본사 개업식에서 이정용 새안 회장은 “새안은 미국 본토에서 전기 스포츠카를 비롯해 전기 승용 차량을 개발해 양산할 예정”이라며 “오는 2020년부터는 전기 스포츠카 ED-1을 미국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스포츠카라기보다는 오히려 슈퍼카의 모든 기준을 만족시키는 차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도 지키고 멋스러움도 잃지 않는 팔방미인 전기 슈퍼카도 곧 만날수 있게된 것.

새안의 전기 스포츠카
새안의 초소형 전기차 위드유와 위드


얇아진 지갑, 저렴해진 자동차


서울시가 주최하는 전기차 엑스포인 'EV TREND KOREA 2019' 사무국에 따르면 성인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한 전기차 선호도 설문조사에서 475명(94%)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차 구입 시 가장 고려하는 항목은 '주행거리'가 충분한지 여부이며, 가장 선호하는 전기차 브랜드로는 '테슬라'가 꼽혔다. 현대자동차(27%) 기아자동차(11%) 포르셰(9%) 쉐보레(8%) 등이 뒤를 이었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 모든 전기차를 3만 5천 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온라인에 내놓기도 했다. 전기차 보조금을 감안하면 1천만 원대 후반에 구매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올해부터는 전기차 보조금 금액은 줄이고, 혜택을 받는 인원을 늘린다는 발표가 있다. 파격적인 혜택인 만큼 논란의 여지도 많은 터라 전기차 구매 의향이 있다면 혜택을 빨리 받는 것도 좋을 듯하다. 2019년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의 채권 매입 면제 규정이 2년 더 연장될 예정이다. 따라서 당분간 친환경 차량 구입 시 최대 250만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앞으로 편의점 시설을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 시설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CU 역시 교통 솔루션 기업 '에스 트래픽'과 손잡고 전국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단계적으로 전국 약 1만 3천여 개의 CU 매장에 완속 충전기를 보급할 예정이며, 주요 간선도로변 복합 편의점에는 급속 충전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24시간 운영하는 편의점으로 충전 시설이 확대됨에 따라 미래 에너지 유통이 보다 활성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계획처럼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사용하게 되면 생활에 다양한 변화가 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 차량 구입비와 유지비는 줄어들고 미세먼지와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은 줄어들겠지만, 실제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문제점들도 드러날 텐데, 시장의 반응과 심판결과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구매 의향도 높고 보조금도 혜택도 좋지만, 나에게 맞는 전기차는 어떤 것이니 신중히 잘 따져보고 구매시기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글=박재아 DaisyParkKor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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