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지 버킷리스트 ⑪ 꽝시폭포 입수 하기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루앙프라방.
그곳에는 죽기 전 가야 하는 명소, 꽝시 폭포(Kuang Si Waterfall)가 있다.
에메랄드 빛을 품은 꽝시폭포를 사진으로 본 나는
지구가 숨겨놓은 동화 속 세상에 빠진 기분이었다.
지금껏 보지 못한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을
실제로 보는 순간은 어떤 기분일까.
데이지 세계일주 버킷리스트 ⑪ : 꽝시폭포 입수하기
사진을 뚫고서 내 마음을 울리는 꽝시폭포는
초여름의 라오스는 하늘을 찌르는 무더위로 가득하지만,
폭포를 보겠다는 여행자 마음을 꺾지 못한다.
루앙프라방 중심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꽝시폭포를 향해
라오스 친구 로와 함께 이동한다.
로는 어릴 적 꽝시폭포에서 친구들과 함께 숨바꼭질을 하곤 했다.
라오어로 사슴을 의미하는 꽝시는
사슴이 뿔로 들이받아 쏟아지는 물이 폭포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사슴을 비롯해 다양한 동식물의 터전이자
아이들의 놀이터인 꽝시폭포.
입구를 지나 꽝시폭포에 이르는 길에 잔뜩 신이 난 여행자는
조금씩 드러나는 에메랄드 빛의 폭포에 감탄을 멈추지 못한다.
"로! 어떻게 폭포가 이다지도 아름다울 수가 있는 거야?"
꽝시폭포는 지금껏 봐온 폭포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폭포였다.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서일까,
자연 그대로의 숨결이 내게 입김을 부는 느낌이다.
"요정이 이곳에 숨어있는 게 분명해"
에메랄드빛을 품은 꽝시 폭포를 거니는 것 자체로
한 편의 동화이자 영화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는다.
오후 늦게 도착해서일까,
거의 사람이 없던 덕분에 폭포 속을 유유히 헤엄치니
지구가 품은 비밀스러운 공간의 서랍을 몰래 엿보는 기분이 든다.
표면 너머 맨 눈으로 보이는 물고기에 놀라고
계단식으로 펼쳐진 웅덩이의 아름다움에 매료된다.
물속에 담근 발은 폭포의 시원함에 빠져든다.
굳은살을 향해 달려드는 닥터피시에게 인사한다.
"꽝시폭포는 지금까지 보아온 폭포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곳이야!
너는(닥터피시에게) 이런 멋진 곳에서 살고 있구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폭포는
요정의 날개 짓만이 닿은 듯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아름답고 묘한 동화 속의 공간.
위엄 있게 떨어지는 폭포 소리만이 가득 찬 이 공간.
폭포 공간 뒤로는 오로지 고요한 새소리만이 가득 찬 이 공간.
문득 수험생활을 하며 보았던 사진 속 꽝시폭포가 떠오른다.
하루하루 등급으로 비교당하며
매 순간 펜을 잡고 나 자신과의 싸움을 했던 시절.
꽝시 폭포 사진을 담은 게시글이 내게 말했다.
'이 세상에는 네가 모르는 아름다운 곳이 많아.
지금 너의 삶이 힘들지라도,
지구는, 세상은, 삶은 여전히 아름답다는 걸 잊지 마."
외롭고 고단한 수험생활을 보낸 나는
꽝시폭포의 이미지와 함께 올라온 그 말 앞에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이 순간,
수험생활을 끝내고 직접 마주한 꽝시 폭포 앞에서,
사진 너머로만 마냥 품었던 꿈의 공간 앞에서,
라오스가 품은 아름다운 폭포를 확인한다.
지구가 품은 환상적인 풍경을 음미한다.
분출하는 꽝시 폭포의 폭포처럼
괜스레 울컥함을 느낀다.
그리고,
숨겨진 요정에게 속삭인다.
"지구는 정말 환상적이구나.
세상은 정말 황홀하구나
삶은 정말 아름답구나."
데이지 (신예진)
enjoydaisypath@gmail.com
@the_daisy_path : 인스타그램
https://blog.naver.com/daisy_path : 블로그
[나의 데이지]는 21살 신예진(데이지)이
1년 간 전 세계 45개국을 여행하며
어릴 적 꿈인 세계여행 버킷리스트 100가지를
이루는 여행기입니다.
브런치 외에 인스타그램,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