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엄마의 포옹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만난 레이

by 여행가 데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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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륙으로 향하는 길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도착한 새로운 대륙, 남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여정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시작한다.

상파울루 호스트 루카스와의 인연은

보츠와나에서 만난 프랭크 덕분이다.


IMG_2454.jpg?type=w773 보츠와나에서 만났던 프랭크 가족


"데이지! 이후에 브라질에 간다고?

불과 일주일 전에 브라질 청년을 호스트 했었어!

내가 연락처 줄 테니 연락해 봐!"


브라질 도착

브라질은 치안이 안 좋기로 유명하기에

긴장을 늦추지 않고 그가 보내준 주소로 향하는데,

기차역을 잘못 찾아 예정 시간보다 훨씬 늦어진다.

계획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

스스로에게 잔뜩 짜증을 내며

루카스와 만난다.


"루카스 미안해, 내가 역을 착각했어."


그는 내 실수에 짜증 한번 내지 않고 인사한다.

화나야 하는 건 루카스인데,

되려 내가 짜증을 낸 사실이 어이없어 웃는다.



"데이지! 환영해.

나는 지난번에 베네수엘라, 프랑스령 가이아나, 유럽일부랑 아프리카를 여행했어.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 프랭크랑 만났던 거야."



이미 시간은 한밤중을 향해가고 있었지만,

루카스 가족은 집밥을 따뜻하게 데워주며

나를 따뜻하게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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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 가족들과 첫 만남



브라질 가정음식으로 상파울루의 첫 식사를 시작한다.

루카스와 영어로 이야기 나누면

가족들은 옆에 앉아 흐뭇하게 나를 쳐다본다.



"우리 가족은 영어를 못하지만,

말을 시작하면 끝이 없어(웃음)"



서로가 가까이 지내는 모습에

괜스레 나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오브리가도(감사합니다)"



어머니의 푸짐한 웃음과

서투른 영어여도 나와 소통하려는 모습 덕분에

브라질의 첫날밤은 따뜻한 이미지로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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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로 거리



비용 절감을 위해 페인트 칠해지지 않는 주황빛의 벽돌들,

잿빛 건물들의 상파울루 거리.

우중충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진다.


어둡게만 느껴지는 상파울루 거리에 반해

브라질 사람들은 활동적이며 에너지가 가득하다.



'브라질리언의 에너지와

밝은 성격은 어디에서 나오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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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파울루 여행



흑인, 백인, 황인 등의 여러 인종은 물론,

지나치게 활발하거나, 혹은 부끄러하거나

여러 성격의 친구들이 어우러진다.



라틴 문화 색채가 가미되어

다양한 이들이 산다는 의미를 몸속으로 느낀다.




그 속에서

정신없이 하루를 마치고 루카스 집으로 돌아오면

마치 원래 나의 집인 양 편안하고 안락하다.

루카스 가족들이 내게 보인 미소 덕분일까.

상파울루에 가족이 생긴 기분이다.


Screenshot_2025-02-15_at_12.43.16%E2%80%AFPM.png?type=w773 루카스 어머님과 번역기로 이야기 나눈다


상파울루의 마지막 날 아침,

루카스 어머님, 레이와 함께 아침식사를 함께한다.

서투른 나의 스페인어와 서투른 레아의 영어이지만

우린 미소라는 공통언어로 우주를 공유한다.



"저는 어렸을 때 배우가 되고 싶었어요.

레지나 두아르테 (Regina Duarte) 연속극을 봤거든요."


레이는 어린 시절 이야기에서 나아가

현재 삶에서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한다.


"내 인생에서 아이들은 가장 중요한 존재예요."


"동의해요. 가족은 제게도 너무나 소중한 존재예요"



"데이지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너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야."



서투르게 번역기로 소통하지만,

가족을 향한 그의 따뜻한 마음은 온전히 전달된다.

홀로 전 세계를 여행하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는

그는 말한다.



"젊을 때 즐겨야 해.

우리는 늙어가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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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가족 구성원을 물으며

삶에서 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우리는 인간이고, 결함이 있어요.

하나님도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지 못하니라.

그 속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아야 해요."



"맞아요

가끔 가족으로 인해 힘들 때도 있다고 말하지만,

그 힘듬도 감사하고,

서로 의지되고, 힘이 되는 존재인 거 같아요."



호모사피엔스가 도덕적 의미를 갖고 타인을 배려할 수 있는 근거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는 점이다.
우린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고, 행복은 남들과의 관계와 많이 관련되었다.

"최소한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가족과 친구, 공동체 구성원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발하라리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우리는 어린 시절의 너를 만들었고

부모님은 너를 위해 일을 해왔어요.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너의 어머니, 아버지와 가까이 살기를 원해."


나는 그의 따뜻한 미소에 공감하며 답한다.


"저는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

이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깨달았어요.

나중에 저도 부모님 여행을 꼭 시키고 싶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함께 오고 싶어요.

그들은 카니발을 정말 좋아할 거예요."



GOPR2695.JPG?type=w773 루카스 가족과 다 함께


아침 식사를 마친 뒤,

가족같이 포근했던 루카스 가족과 작별인사를 한다.

짐을 챙겨 나가려는데 레이는 나의 손에 무언가 넣는다.




"브라질의 수호신이야.

너의 앞날을 보호해 줄 거야."



그는 나의 언니와 엄마에게도 전하라며

3개의 브라질 수호신을 선물로 준다.



그의 선물을 보자마자 순간적인 울컥함을 느낀다.

엄마와 같은 따뜻함을 느껴서일까,

우리가 아침에 나눈 대화 때문일까,

선물이 더욱 값지게 느껴진다.

동시에 삶의 이유에 대한 그의 대답이 떠오른다.









내 삶의 이유는 가장 먼저 가정이죠.
저는 얼마 안 있어 할머니가 되어요

지금 이 순간, 매일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우리 가정이 유복하지 않더라도 행복한 건 맞아요.
저는 가족을 위해 살아갑니다




그는 나를 따뜻하게 껴안으며 말한다.

"너의 엄마가 지금 너를 안아주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문득 한국에 있을 엄마가 떠오른다.

국경을 불문해 자식을 향한 엄마의 마음은

그 무엇보다도 따뜻하고, 값지다.








데이지 (신예진)

yejinpat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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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데이지]는 21살 신예진(데이지)이

대학교 휴학 뒤, 1년 간 전 세계 45개국을 여행하며 만난 이에게 '삶의 이유'를 묻는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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