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넘지 않았으면 하는
그 문턱
인사 한 번에 우리는 쉽게 멀어집니다. 넘지 않았으면 하는 건 결국 상대가 그 문턱을 넘어야 함을 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는 법이라는 흔한 말이 왜 나한테는 어렵게 느껴질까요. 머리로는 상대를 보내야 함을 잘 아는데 마음은 납득하기 싫습니다. 상대가 사라진다고 우리가 함께한 다정한 시간이 없어지는 건 아니라는데 앞으로 그 시간을 이어갈 수 없을 것 같아 속상하기만 합니다.
한 번쯤은 다시 돌아봐 줄 법도 한데 돌아봄 없이 그대로 떠나는 걸 보며 더 크게 울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어떠한 것도 바랄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서로 다르게 표현하는구나. 당신은 당신 나름대로 절 배려한 것이었겠죠. 한 번 더 바라보면 한 번 더 내가 붙잡을까 봐 마음 아파서 빨리 자리를 뜬 걸 수도 있겠죠. 한 번만 봐주길 바라는 것조차도 제 욕심인 걸 알아버려서 저는 마음을 접습니다.
처음부터 정을 붙여서 추억을 오래 쌓을 걸 싶다가도 정을 괜히 붙였다 싶기도 합니다.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정을 붙이는 게 아니었는데. 정 붙은 사람 보낸다는 게 이렇게 힘든 줄도 모르고. 시간은 한 방향으로만 흘러서 결국 우리를 갈라놓는 것이 야속합니다.
문턱을 기준으로 문 안에 남아있는 나는 당신을 기립니다. 우리의 추억을 곱씹고 대화를 다시 써봅니다. 당신을 다시 그려봅니다. 오래도록 다신 만날 수 없을 당신을 애도할 것 같습니다. 당신이 살아있음을 앎에도 그럴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그런 건 묻지 않기로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