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대학, 중용, 맹자에서 뽑아낸 독서의 지혜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책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읽으면 책 읽는 방법이 좋아질까요? 참조는 할 수 있겠지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것입니다. 어떤 주제에 대한 지혜는 그것과 무관한 곳에서 찾게 되는 경우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독서 대가가 여기 있다고 합시다. 그의 가르침을 들은 사람은 기껏해야 아류가 되지 않겠습니까? 독서는 개인적인 행위이면서 공적인 행위입니다. 출판사가 사기업이면서 공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과 같습니다. 재해석, 재창조를 통해서 끊임없이 자신의 독서방법을 돌아보고 스스로를 개선시키는 게 가장 확실한 독서 지혜입니다.
논어, 대학, 중용, 맹자라는 책은 독서에 관한 책은 아니지만 독서에 관한 지혜로 재해석했습니다. 그것이 독서에 도움이 되니까요.
[책 만나기1]
공자가 말했다.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현실과 동떨어지고, 생각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험하다.”
논어, 2-15
☞ 독서와 사유가 적절한 비율로 섞인 독서생활이 정신건강에 이롭습니다.
[책 만나기2]
공자께서는 태묘에 들어가시면 매사를 물어 보셨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누가 저런 추인의 아들이 예를 안다고 했느냐? 태묘에 들어가서는 매사를 물어 보던데.” 공자께서 이 말을 듣고 말씀하셨다. “그것이 바로 예이다.”
논어, 3-15
☞ 독서 초기에는 대개 지적 허영에 빠지게 됩니다. 차라리 스스로 아무것도 모르는 바보라고 여기고, 무엇이든 배우는 자세로 책을 잡기를 권합니다. 특히 모르는 단어는 반드시 찾아보고 넘어가야 합니다.
[책 만나기3]
공자가 말했다.
“선비가 도에 뜻을 두었다 해도 나쁜 옷과 좋은 음식을 부끄럽게 여긴다면, 함께 논의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
논어, 4-9
☞ 책을 읽는 목적이 분명하지 않으면 겉멋과 허영에 빠집니다. 책을 읽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지만, 이유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책 만나기4]
공자가 말했다.
“도덕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은 외롭지 아니하고, 반드시 뜻을 함께 하는 이웃이 있다.”
논어, 4-25
☞ 혼자 읽지 말고 함께 읽을 친구를 찾으세요. 찾으려고만 하면 찾을 수 있습니다.
[책 만나기5]
공자가 말했다.
“올바른 것을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
논어, 6-19
☞ 독서를 좋아하고, 독서를 사랑하는 것이 최고의 독서법입니다.
[책 만나기6]
번지가 인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 지혜에 대하여 묻자, 공자가 말했다.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
논어, 12-21
☞ 지식이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잘 아는 것이고, 사랑이란 나를 키운 책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책 만나기7]
공자가 말했다.
“사람이 멀리 내다보는 생각이 없다면, 반드시 머지않아 근심이 있게 될 것이다.”
논어,15-11
☞ 멀리 내다보는 책이 있고,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책이 있습니다. 이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책 만나기8]
공자가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미워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하며,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더라도 반드시 살펴보아야 한다.”
논어, 15-27
☞ 좋은 책이라면 사람들이 철저히 외면하더라도 반드시 살펴서 읽어야 하고,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찾는 책이더라도 반드시 가려서 읽어야 합니다.
[책 만나기9]
탕 임금의 목욕통에 새겨진 글에는, 참으로 오늘 새롭게 했거든 날마다 새롭게 하고 또 날로 새롭게 하리라 하였다.
대학, 1-2
☞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을 새롭게 해주는 책을 가까이 하고, 읽자마자 뜻이 금방 드러나는 책은 멀리해야 합니다.
[책 만나기10]
시에 노래하기를, 맑게 지저귀는 꾀꼬리여 언덕 모퉁이에 머무르고 있구나 하였거니와 공자 이르되, 머무름에 그 머무를 곳을 알고 있거늘 사람이 되어서 새만도 못할 수 있는가?
대학, 1-3
☞ 마음이 머무는 데를 정확히 알고 읽으면 책과 마음이 하나가 되지만, 모질게 마음을 끌고 다니며 읽으면 책에서 점점 멀어지게 됩니다.
[책 만나기11]
몸에 분하여 성냄이 있으면 바름을 얻지 못하고 두려워함이 있으면 바름을 얻지 못하고 좋아함이 있으면 바름을 얻지 못하고 걱정이 있으면 바름을 얻지 못한다. 마음이 거기에 없으면 보면서도 보지 못하고, 들으면서도 듣지 못하고 먹으면서도 맛을 모른다.
대학, 1-7
☞책은 이성을 강화시켜 객관적 시각을 마련해주고 감정을 고양시켜 성의와 정감을 배양해줍니다. 책과 대면하는 순간만큼은 일상의 고단함을 잊고 객관화되고 선의 충만한 시선을 유지하세요. 그것이 눈높이 독서 아닐까요?
[책 만나기12]
공자가 이르기를, 안회의 사람됨이 중용을 택하여 한 가지 선을 얻으면 잘 받들어 가슴에 지니고 잃지 않았다.
중용, 8-1
☞ 책을 만나도 결정적인 교훈을 얻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해가 될 때까지 교훈을 되새기면 결정적인 교훈이 됩니다.
[책 만나기13]
부귀에 처해서는 부귀를 누리고 빈천에 처해서는 빈천하게 살며 오랑캐들 틈에서는 오랑캐로 처신하고 환난을 당해서는 환난을 겪으니 군자는 어디를 가든지 그곳을 자기 자리로 삼는다.
중용, 14-2
☞ 장르소설을 읽을 때는 장르소설을 즐기고, 만화책을 읽을 땐 만화책으로, 인문고전을 읽을 때는 인문고전으로 즐길 수 있는 안목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장르독재와 장르강박은 독서건강을 해칩니다.
[책 만나기14]
성은 만물의 처음과 나중이니 정성 아니면 만물은 없다. 이런 까닭에 군자는 정성을 귀하게 여긴다.
중용, 25-2
☞ 책이 탄생하고 사랑받고 시대를 초월하는 과정을 보면 정성과 애정입니다. 정성이 깊을수록 오래 갑니다.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책 만나기15]
맹자가 양혜왕을 못가에서 알현할 때 양혜왕은 강가의 기러기와 사슴 암수의 멋드러진 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 “현자에게도 이와 같은 즐거움이 있나요?” 맹자가 대답했다. “현자가 된 이후에라야 진정 이런 즐거움을 누릴 수 있습니다. 현자가 아니고서는 이런 것이 있다고 해도 즐길 수는 없죠.”
맹자, 1-2
☞ 아무리 좋은 책도 즐기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자꾸 딴생각을 해서 지혜의 교훈을 즐길 준비가 안 돼 있기 때문입니다.
[책 만나기16]
맹자가 말했다. “대인이란 그 어릴 적 마음을 잃지 않은 사람이다.”
맹자, 8-12
☞ 어린이의 무궁무진한 호기심을 잃지 말고 독서를 하면 책에서 큰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