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 독서의 정수인 4회독 소개
페이스북에서 알고 지내던 책벌레 님으로부터 4회독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도서 소개를 부탁받고 이렇게 남깁니다. 저는 1998년부터 메모하며 읽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메모리딩의 실제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정리해둔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책을 읽으면서 좋은 작품, 가벼운 작품, 그저 그랬던 작품 들이 있었지만 심장에 새겨야 할 만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반복해서 읽고 정수만 뽑아 다시 읽으면서 마음을 씻고 또 씻고 싶을 때는 4회독을 합니다. 대개의 책들은 1회독에 머물지만 4회독까지 초대된 나만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1회독은 정독, 2회독은 메모, 3회독은 워드(엑셀), 4회독은 교정입니다. 그러니까 정독하며 메모가 필요한 책은 별도의 종이(저의 경우는 A3를 두 번 접어서 사용합니다)를 사용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A3용지를 두 번 접으면 8면의 메모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A3 세 장 정도를 꽉 채우면 엑셀파일에 옮깁니다. 엑셀로 옮기는 건 직접 타자로 치니까 오타가 나기 마련입니다. 교정을 하면서 한 번 더 읽으면 4회독이 됩니다.
제가 언제부터 메모 읽기 자료를 모았는지 살펴보니 2008년이라고 돼 있군요. 엑셀로 옮기는 일은 그보다 훨씬 나중에 했습니다. 요즘엔 엑셀로 기록한 날짜도 쓰고 있습니다. 엑셀항목은 분야, 제목, 저자, 발행년도, 독서시작, 독서 끝, 인용문, 쪽수로 규격화했습니다. 이렇게 엑셀로 데이터 작업을 하는 이유는 글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정신에도 신진대사가 있어서 배설을 해야겠다고 느꼈는데, 그것이 바로 글 쓰기였습니다. 저의 경우 글쓰기는 독서의 연장이며, 독서는 글쓰기의 연장입니다. 인상적인 구절이 엑셀파일에 있으면 단어 하나만 기억해두면 됩니다. 그것도 나이가 들수록 어려운 일이지만 인내심을 갖고 찾다 보면 어떤 책 어디에서 표현되었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이 글의 본론인 한 줄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제맘대로 4회독 어워드'이니 편파적입니다. 저는 인문학 분야에 치우친 독서를 하고 있다는 점 미리 밝힙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두 책은 따로 소개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좋은 삶(니코마코스 윤리학)과 공동체의 좋은 삶(정치학)을 떼어놓을 수 없는 이유와 같기 때문입니다.
책을 찾기도 어렵고, 영화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의 아들인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Jean Renoir)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안다면 프랑스 친구는 분개할 것입니다. 그의 자서전을 읽으면 인류가 점점 편의점 상품처럼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일단 여기까지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당신의 독서데이터가 글을 쓰는 에너지로 작용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