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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Apr 11. 2017

4번 읽을만한 책을 소개합니다

메모 독서의 정수인 4회독 소개

메모 읽기의 정수인 4회독에 초대되는 작품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에서 알고 지내던 책벌레 님으로부터 4회독에 대한 소개와 간단한 도서 소개를 부탁받고 이렇게 남깁니다. 저는 1998년부터 메모하며 읽는 게 습관이 되었습니다. (메모리딩의 실제 방법이 궁금하신 분은 정리해둔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책을 읽으면서 좋은 작품, 가벼운 작품, 그저 그랬던 작품 들이 있었지만 심장에 새겨야 할 만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반복해서 읽고 정수만 뽑아 다시 읽으면서 마음을 씻고 또 씻고 싶을 때는 4회독을 합니다. 대개의 책들은 1회독에 머물지만 4회독까지 초대된 나만의 작품들이 있습니다.


1회독은 정독, 2회독은 메모, 3회독은 워드(엑셀), 4회독은 교정입니다. 그러니까 정독하며 메모가 필요한 책은 별도의 종이(저의 경우는 A3를 두 번 접어서 사용합니다)를 사용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A3용지를 두 번 접으면 8면의 메모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A3 세 장 정도를 꽉 채우면 엑셀파일에 옮깁니다. 엑셀로 옮기는 건 직접 타자로 치니까 오타가 나기 마련입니다. 교정을 하면서 한 번 더 읽으면 4회독이 됩니다.


제가 언제부터 메모 읽기 자료를 모았는지 살펴보니 2008년이라고 돼 있군요. 엑셀로 옮기는 일은 그보다 훨씬 나중에 했습니다. 요즘엔 엑셀로 기록한 날짜도 쓰고 있습니다. 엑셀항목은 분야, 제목, 저자, 발행년도, 독서시작, 독서 끝, 인용문, 쪽수로 규격화했습니다. 이렇게 엑셀로 데이터 작업을 하는 이유는 글을 쓰기 위해서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정신에도 신진대사가 있어서 배설을 해야겠다고 느꼈는데, 그것이 바로 글 쓰기였습니다. 저의 경우 글쓰기는 독서의 연장이며, 독서는 글쓰기의 연장입니다. 인상적인 구절이 엑셀파일에 있으면 단어 하나만 기억해두면 됩니다. 그것도 나이가 들수록 어려운 일이지만 인내심을 갖고 찾다 보면 어떤 책 어디에서 표현되었는지 찾을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이 글의 본론인 한 줄 소개를 해보겠습니다. '제맘대로 4회독 어워드'이니 편파적입니다. 저는 인문학 분야에 치우친 독서를 하고 있다는 점 미리 밝힙니다.


2009년 잡았던 책이지만 비교적 최근에 4회독을 했습니다. 10년만이지만 생생합니다. 저는 김수영에게 큰 영향을 받았는데, 조지 오웰은 김수영의 스승쯤 될 것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 두 책은 따로 소개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좋은 삶(니코마코스 윤리학)과 공동체의 좋은 삶(정치학)을 떼어놓을 수 없는 이유와 같기 때문입니다.



책을 찾기도 어렵고, 영화를 찾기도 어렵습니다. 화가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의 아들인 영화감독 장 르누아르(Jean Renoir)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취급을 받고 있는지 안다면 프랑스 친구는 분개할 것입니다. 그의 자서전을 읽으면 인류가 점점 편의점 상품처럼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그림책 <일곱 마리 눈먼 생쥐>의 생쥐들처럼 장님 문고리 잡듯 마음을 다뤄왔다는 걸 단번에 알려주는 책. 사는 족족 사랑하는 지인들에게 선물해주다 보니 항상 제 손엔 이 책이 없어요



윌리엄 맥닐이라는 역사가를 알았다는 사실과 그의 책을 읽었다는 사실에 지금도 안도감이 듭니다. 세계사라는 컴퓨터가 있다고 한다면 '메인보드'에 해당하는 책이 아닐까요?



오늘날의 세계 정치경제 체제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실체를 알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경제학 읽기 10년 만에 길을 잃지 않게 만든 빛과 같은 책입니다.



<미디어의 이해>라는 제목이 워낙 유명하지만 저는 '인간의 확장'이라는 부제가 더 적합해 보여요. 단, 확장과 절단을 동시에 이해해야 합니다. 나를 평면 위의 세계에서 건져준 책




현대의 세계를 해석할 때 반드시 거쳐가야 할 시외버스터미널과 같은 책. '선물'이 공동체에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보면 우리는 어떤 선물을 들고 서 있어야 하는지 보일락말락합니다




사람 마음 속에 건전지처럼 담겨 있는 '이야기'를 건드리는 방법을 알려준 고마운 책. 좋은 의미로 말하자면, 이제 마음도 편집이 가능합니다.



1명이 1만명을 먹여살리는 시대는 분명히 끝났으며 '사회성'이 그 어떤 능력보다 인정받을 날이 멀지 않았죠. 사회성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알아야 사회성을 키울 수 있겠죠?


일단 여기까지 소개를 마치겠습니다. 당신의 독서데이터가 글을 쓰는 에너지로 작용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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