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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승주 작가 Jan 12. 2018

당신이 몰랐던 메모의 힘

독서 메모로 리뷰 쓰기, 리뷰 메모로 소셜 리뷰 쓰기


저도 나름대로 수기로 독서노트도 작성해보고 엑셀로 기록도 해보고 했는데, 계속 유지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매일 메모도 하는데 독서가 늘지 않아서 걱정이에요.


이터 독서 파일을 요청하신 분들의 댓글이나 이메일을 보면 책 읽으면서 메모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서 놀랐습니다. 독서를 메모했다고 해서 메모가 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가 그런 느낌을 받지 않은 까닭은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쓰기'에 힌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대학 시절 '함께 읽기'의 문화를 알게 된 건 행운이었습니다.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였기 때문에 선후배들과 한 작품을 읽고 토론하는 합평회, 선정 자료와 단행본을 함께 읽고 공부하는 '사회과학학습'(일명 '사과학습'), 함께 시를 짓는 '공동 창작' 등 생각을 풍부하게 나누면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승주나무'라는 리뷰어로 활동하면서 친해진 리뷰어들과 오프 모임을 갖고 '독서토론'을 했던 것도 소중한 경험입니다. 


페이스북이 본격적으로 국내에 유행할 때 저는 물 만난 물고기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책만큼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소셜북스'라는 페이지를 만들어서 페이스북 친구들과 함께 책 읽고 토론도 하고 리뷰도 나눴습니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마케팅 지원 업무도 하면서 약간의 수익도 벌 수 있었습니다. 소문이 알려져 인터넷 교보문고와 함께 '소셜 리딩'을 함께 하기도 했습니다. 아래 이미지는 교보문고와 제휴하던 페이지 캡션입니다. 추억 돋으시는 분도 있으시죠? 그리고 오마이뉴스에 페이스북 친구들의 리뷰를 한데 모아서 기사화한 적도 있죠. 


'휴먼테이너' 김제동... 그에 관한 34인의 생각(《김제동이 어깨동무합니다》

당신의 '맨홀'에는 어떤 괴물이 살고 있나요(故 박지리 작가의 《맨홀》)


"'꼰대'들의 욕망이 드러났다."(최두식, 《욕망해도 괜찮아》)




리뷰들을 메모해 '소셜 리뷰' 만들기


위에 링크된 기사들은 리뷰를 메모해서 한데 모은 것입니다. <메모 독서 20년> 매거진에 소개한 적이 있는 <독서 메모로 독후감 쓰기>의 내용처럼 독서 메모로 리뷰 쓰는 훈련을 계속 하다 보면 '메모'를 자기가 뜻하는 바대로 운영할 수 있는 일명 '편집능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일단 메모를 활용한 편집능력이 생기면 책뿐 아니라 여러 가지 정보를 편집할 수 있죠. 써야 근육이 되는 것처럼 메모를 활용해서 쓰는 시도를 하면 반복적으로 메모를 읽게 되고, 당연히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읽었던 내용을 자신의 의도에 맞게 배치하고 주장을 덧붙이면 근사한 리뷰를 만들 수 있죠.


이 작업을 독서 메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서평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소셜리뷰'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저는 소셜북스 회원들이 쓴 리뷰를 가지고 소셜리뷰를 만들었지만, 알라딘이나 예스24 같은 인터넷서점에 올라온 리뷰를 가지고 소셜리뷰를 만드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만약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다른 사람의 서평을 읽으면 여러 가지 관점을 접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 서평을 편집하고 나의 인상을 덧붙여 '소설리뷰'를 만들어본다면 독서효과는 10배 이상이 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때는 책만 읽는 게 아니라 같은 책을 읽은 여러 사람들의 생각도 읽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 권의 책을 여러 사람이 읽고 독서토론을 하면 무척 즐거운 까닭은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들을 수 있고, 책을 대하는 접근 방법을 좀더 정교하고 깊이 있게 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 리뷰를 쓰고 나서 뿌듯했던 점은 글에 언급된 리뷰어들의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입니다. 여러 명이 쓴 리뷰가 하나의 글에 모아지면 뭔가 근사하고 멋진 일에 동참했다는 만족감을 주었나 봅니다. 리뷰를 쓴 분들은 자신이 존중을 받은 만족감을 느끼고, 자신의 글이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글 하나를 썼는데 고맙다는 인사를 여러 번 받으면 저 역시 행복하죠. '책'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특성'을 고려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 메모를 가지고 리뷰를 쓰고, 리뷰 메모를 가지고 소셜 리뷰를 한 번 써보세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책의 맛을 음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의 마블'도 재밌지만 '모두의 메모 독서'도 참 재밌습니다. 



※ 매거진 메모 독서 20년에 관심을 주시는 분들을 위해 조그만 선물을 마련했습니다. 엑셀에 하는 데이터 독서에 관심이 있거나, 샘플파일을 받고 싶은 분들은 댓글에 메일 주소를 입력해 주세요. 또는dajak97@hanmail.net 이메일로 문의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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