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한봄 Nov 23. 2024

나의 심장을 주고 싶어(8)

2번째 시술 후 기다리고 있던 건 4번째 수술

아이가 완전교정을 한지도 5년. 첫 번째 시술을 하고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1년에 한 번 정기검진을 하러 가면서 조마조마하게 ‘1년 후에 오세요’  기대한 말을

두 차례 듣고 오고 3번째도 그러하길 기대했으나, 그 대답은 달랐다.


-시술을 해야 할 거 같아요.


시술 후 이어진 말은 수술을 해야 합니다.


처음으로 다른 사람 앞에서 울었다.


실감 나지 않았고 7년이란 세월, 초보 엄마도 이제 7년 차 엄마가 되었다.

낳은 정 외에 7년을 매일 부둥부둥 껴안고 산 시간이 흘렀다.


성인들의 후기를 찾아봤다 후회했다.


아이가 아기일 때, 참 긍정적이었던 여자 성인분.

그때를 기대하고 찾았던 글 속에는

나를 더 힘들게 하는 말들이 쏟아졌다.


-왜 나는 이렇게 태어난 걸까.

아프다, 무섭다.

-엄마가 나를 포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나는 아니야. 나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있지만

너를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어.

그리고 지금 우린 괜찮잖아.

응?

그러니까 지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너의 상황이

현실로 닿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지나갈 거야.



그냥 살기에도 벅찬 시대에

꽃길은커녕 큰 돌멩이를 미리 놔두고 너를 낳은 거 같아 슬프고

무겁고 아프지만.


그럼에도 너와 내가 잘 이겨내리라 믿는다.


앞에 힘들었던 5번은 다 지나갔고

눈앞에 있는 돌만 함께 치우자.


함께라기엔 네 몫이 9할이지만.


이 시간들이 빨리 흘러가길 바랄 뿐이다.


다음 이곳에 올 때는 좋은 소식으로 다시 오기를.


-엄마, 내가 병원에 간 건 지금도 건강한데 더 건강해지기 위해서지?


해맑게 웃는 너와 내일도 즐겁게 병원 놀이를 해야지.

푸른 하늘 은하수 쎄쎄쎄를 더 빠르게 능숙하게 해 보자.


앉아서 종이접기를 하고 이제는 혼자서 목욕도 공부도 책도 척척 읽지만

여전히 엄마 품에서만 잠드는 우리 아기.


아픈 건 잠깐이고

행복한 시간이 나머지라고

너의 아픔을 모르면서

위로하는 엄마를 이해해 줘.

#선천성심장병 #tof #기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