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정한봄 Feb 17. 2024

나의 심장을 주고 싶어(4)

병원이 아닌 진짜 집.

축복아, 너의 집에 온 걸 축하해!




지나온 자리에 누구 하나 고맙지 않은 사람이 없다.


 영원한 나의 편, 우리 엄마.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힘이 난다.


너에게 나도 우리 엄마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 본다.



차로 10분도 채 안 되는 거리인데, 너를 안고 집으로 가는 내내 핑크색 역류방지 쿠션에 조심스레 너를 눕혀놓고 나니 드디어 집에 온 것이 실감이 났다.



 길다면 길었던 3주라는 시간이었다.



 임신 기간 동안 정성스레 꾸며놓았던 축복이의 방.



무더운 여름날, 땀을 뻘뻘 흘리며 손빨래하고 더운 베란다 빨래걸이에 옷을 걸고 정성스레 50장이 넘는 손수건을 단 한 장도 빠짐없이 고이 접어 넣던 너의 아빠, 나의 신랑.  



서툴지만 너를 단 한 순간도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던 네 아빠의 모습을 엄마는 알고 있단다.



초보 엄마, 아빠가 가까스로 주말을 보내고 산후조리 이모님이 집으로 오셨다.



"아픈 아기라 많이 울면 안 된다 해요. 청색증이 심해지고 혈관이 막히면 안 된다고 교수님께서 되도록 울리지 말라고 하셨어요."



갓난아기가 울면 안 된다니, 우는 걸로 밖에 표현할 줄 모르는데.. 내가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소리이지만

이모님은 그럼 많이 안아줘야겠네, 하시면서 틈만 나면 너를 안아주셨다.



 이모님은 많이 집에 아기들을 돌보시며, 아기들은 다 예쁘지만 유달리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아기들은 눈을 아직 못 마주치는데 축복이는 꼭 나를 알아보고 눈 맞춤하는 것 같아 신기하다고 하셨다.


 

 그리고 틈탈 때마다 기운 없는 나를 위로해주셨다.



"애기 엄마, 생각보다 아픈 아기들이 많더라고요. 귀가 없는 아기, 고환이 없는 아기. 엄마들이 방 안에서 참 많이 울어. 안 들리게 울려고 참으면서 터트리는데 한 집에서 어떻게 그 소리가 안 들려. 그저 모르는 척하는 거지. 많이 힘들겠지만, 그래도 이 작고 예쁜 아기 봐봐요. 얼마나 예뻐요. 맛있는 거 먹고 내가 있는 동안 푹 쉬고 힘내요."



이모님은 나를 위로하시면서 동시에 걱정이 되어 내게 물으셨다.



"그래도 수술하면 괜찮은 거 맞죠? 낫는 거 맞죠?"



어쭙잖은 동정과 진심 어린 걱정은 단번에 표시가 난다. 이모님의 진심에 되려 내가 걱정하지 말라며 분명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모님의 말에 나는 "네, 그럼요."라고 대답할 수 있어 처음으로 감사함을 느꼈다.



그래, 맞아. 우리 축복이는 조금 힘들 뿐, 수술만 하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어.



지나온 자리에 누구 하나 고맙지 않은 사람이 없다.



지금은 나의 엄마보다 축복이 할머니가 더 신나고 좋은, 영원한 나의 편.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잘 알고 사랑하는 우리 엄마.



 엄마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든든하고 힘이 난다.



너에게 나도 우리 엄마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 본다.




*21년글을 재발행했습니다. 24년 3월, 연재가 재개됩니다.


작가의 이전글 나의 심장을 주고 싶어(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