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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Apr 26. 2024

만족스러운 하루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을 다시 채우는 중

알람 소리를 듣기 전에 눈이 떠졌다. 푹 잘 자고 일어난 기분이라 혹시 내가 알람소리못 듣고 잤나? 싶은 정도였다. 휴대폰을 켜보니 알람이 울리기도 전이다. 시간을 번 것 같아 하루의 시작이 좋다. 이르게 일어난 만큼 시간을 아껴 쓰기 위해 책상 위에 책을 몽땅 챙겨 카페로 갔다. 카페에서 여유롭게 책을 읽었다. 책에 온전히 시간을 내는 게 너무 오랜만이라 기쁨과 만족감이 빠르게 차올랐다. 짧지만 확실히 행복한 이런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 불안을 이겨내기에 지금 내 삶의 방식에 만족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틈틈이 꺼내 읽었던 책을 몰아 읽는데 또 그게 아쉬울 만큼 울림이 있는 책이라 좋았다. 책을 읽으면서 눈물도 났는데, 아침부터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가도 아침부터 감정에 솔직할 수 있어 좋았다. 책을 게걸스럽게 읽어도 이제야 점심쯤이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이 햇살 아래 무조건 보리와 산책을 해야겠다 싶었다. 막상 나오니 더 좋았고  더웠지만 너무 좋았다. 햇살이 비친 나뭇잎의 색도 예쁘고 바람도 시원하고 여유로웠다. '이게 내가 지향하는 삶의 방식이다.', '이 기억들이 나를 지탱해 주는 순간이 되겠다.' 순간순간 그런 생각들이 막 떠올랐다.




이렇게 하루의 순간을 잡아낸 것이 너무 오랜만이라 더욱 만족스러운 것 같다. 글쓰기 모임에서 한 번 털어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이전과 달라진 나의 모습, 이를 바라보는 나의 감정에 대한 글쓰기를 했는데 사실 나에게 필요한 주제였다. 이전보다 글쓰기에 솔직해지지 못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고 느끼는 위화감, 두려움이 있었는데 여유가 없는 내 마음이 문제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솔직하게 글을 쓰고 이를 털어놓고 또 조언을 구하며 마음속에 어지러이 펼쳐진 짐들이 정리되었다. 개운한 마음으로 순간의 행복을 발견할 수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나의 모습을 오랜만에 마주해서 너무 만족스러운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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