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

의미 없는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 추민진 님 (USOURS 대표)

by 다정

법학, 베트남, 의류벤더, 셀프웨딩드레스샵, 티셔츠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봐도 공통점을 발견하기 힘든 이 단어들은 부산을 대표하는 티셔츠 브랜드 ‘USOURS(어스아워스)’ 추민진 대표님의 이야기 조각들이다. 처음 어스아워스를 본 건 인스타 릴스였다. 어스아워스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등 시작하는 브랜드의 과정을 따라가는 일은 재미있었다. 더욱이 올해 초에 부산시와 협업하여 “We Wear Busan City Brand" 팝업스토어를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내 일처럼 기뻤다. 몇 개의 릴스만으로 이렇게 스며들다니 스스로 신기하며 어스아워스 대표님이 가진 이야기도 궁금해졌다.



릴스를 통해 내적 친밀감을 쌓아 왔기에 당연히 대표님은 의류나 디자인을 전공하였을 거라고 짐작했다. 의류 벤더사에서 일하셨고 현재 티셔츠 브랜드를 운영하시니 자연스러운 상상이었다. 하지만, 대표님의 전공은 법학이었다. 첫 단추부터 놀라운 답변에 어떤 경험을 하셨는지 궁금증이 풍선 커지듯 커졌다. 대학교 졸업반이 되어 주변 친구들은 로스쿨을 준비하거나 시험을 칠 때, 글로벌 청년 사업가 양성과정(GYBM)에 지원했다. 1년간 베트남에 머물며 경영이나 재무 등 비즈니스 전반과 현지 언어, 문화를 배웠고, 중견기업 대표님께 멘토링도 받았다. 창업에 대한 영감과 자신감을 얻는 시간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구소희 대표님도 만났다. 취업하며 베트남과 한국으로 멀어졌지만,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우리 같이 뭐든 해보자.”라는 이야기를 나눴고, 지금은 부산에서 어스아워스를 함께 하고 있다.


베트남에서 돌아와 취업할 때도 창업에 필요한 것을 배우려는 마음이었다. 무역에 관해 창업하고 싶어 3국 무역을 하는 의류 벤더사에 들어갔다. 업무강도가 높은 벤더사에서 일하며 힘들었지만, 매일 새로운 일이 벌어지는 게 재미있었다. 나에게 맞는 일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바쁘게 일하며 결혼 준비도 했는데, 셀프 웨딩 촬영을 위해 드레스샵을 방문한 경험이 창업으로 이어졌다. 직구를 잘하던 편이라 드레스샵에 있는 드레스가 직구로 들여왔다는 걸 알았고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웨딩촬영용 드레스를 직구해 셀프로 웨딩 촬영을 했고 이를 인스타그램에 샘플로 올렸다. 대여를 원하는 사람이 많아 자연스럽게 드레스샵을 차리게 되었다.


대표님의 이야기에는 주변과 다른 선택을 하는 용기, 언제나 창업을 염두에 두는 마음, 바로 실행하는 행동력이 보였다. 그리고 이런 에너지는 스스로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했다. 재미있는 걸 했을 때 내가 반짝거리는 것 같다는 감각,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당장 준비해서 해보는 실행력. 이를 알아주고 알아 왔기에 하고 싶은 일에 망설임 없이 도전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법학부터 티셔츠 브랜드까지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경험들이지만, 지금의 나를 만드는 연결고리들이 되었다고 확실하게 말한다. 이렇게 지나온 경험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대표님의 시선이 어스아워스의 매력이라는 걸 느낀다.



어스아워스는 2번째 창업이기에 창업에 대한 기대보다는 3년은 꾸준히 해보자는 장기적인 목표와 다 같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지역 작가와 함께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일러스트페어에서 직접 작가를 발굴하였고 현재 디자이너 2분, 작가 9분과 함께 하고 있다. 마케팅과 홍보를 우선 하기보다 티셔츠 퀄리티에 집중하니 자연스레 입소문이 났다. 다양한 로컬 브랜드, 나아가 부산과도 협업하는 기회가 생겼다. 창업하고 이제 꽉 찬 1년이 지났다. 바쁘고 재미있게 일했지만,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고 내년에도 그 일들을 더 재미있게 하고 싶다.


어스아워스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부산을 방문해 어스아워스 티셔츠를 구매하고, 일상으로 돌아간 후에도 티셔츠를 입고 부산을 추억하는 모습을 꿈꾼다. 함께 잘 되고 싶다는 마음과 어떤 경험도 미래를 위한 연결고리가 될 거라는 긍정적인 시선은 어스아워스가 부산 대표 티셔츠 브랜드로 성장하는 데 발판이 될 것임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우리도 오늘의 내가 미래의 나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중이라 생각하며 즐겁게 보내보자.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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