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게 뿌듯해요. / 김지선 님 (온리얌 대표)
주변에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사람이 떠올려보자.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무슨 일을 하는 어떤 사람인지는 모두 다르겠지만, 한 가지 공통점을 꼽자면 ‘어마어마한 체력’일 것이다. 아마도 그는 남다른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그렇기에 한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내 주변에 바로 그런 사람이 반려동물 수제간식점 ‘온리얌’의 김지선 대표님이다.
대표님은 어릴 때부터 에너지가 넘쳤다고 한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신중하게 시작하고 끝까지 몰입한다. 취미로 시작한 클라이밍은 볼더링 대회로, 러닝은 마라톤으로 이어졌고, 자격증도 셀 수 없이 많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코로나 시기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늘 새로운 것을 배우러 다녔으니 이번에도 무엇이든 배워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제과제빵에 흥미가 생겼고, 그날로 자격증반에 등록했다. 재미있을 줄 알았지만,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내가 빵을 잘 만든다는 것과 주변 사람들이 이를 맛있게 먹는 모습에 더 행복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맛있는 것을 주변 사람들과 나눠 먹으며 자연스레 깜지가 생각났다. 13년간 함께 하고 있는 깜지와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눠 먹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그때 반려동물 수제 간식을 알게 되었다. 배워야겠다는 한 가지 생각만으로 대전으로 올라가 알바를 구하고 수업을 들었다. 당근, 호박, 고구마, 쌀가루 등 몇 가지 재료만 가지고 반려동물이 먹을 수 있는 김밥이나 빵, 케이크를 만드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부산에 돌아와서도 더 배우고 싶어 울산으로 갔다. 반려동물 건조 간식과 베이커리 그리고 케이크 자격증반 수업을 신청했다. 1년 넘게 부산과 울산을 오가며 반려동물 수제 간식에 대해 배웠고 그사이에 ‘온리얌’을 차리게 되었다.
영도 청학동에 있는 반려동물 수제간식점 ‘온리얌’은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눠 먹고 싶다는 생각, 반려동물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조금 더 오래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창업은 물론이고 반려동물 수제간식점이라는 평생 해본 적 없는 일을 하고 있지만, 너무 즐겁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힘들고 벅찬 과정이었지만 포기가 안 된다. 온리얌을 차리기 위해 가게 자리를 알아보고 인테리어 업체와 소통하는 것부터 간식을 만들어 플리마켓에 나가거나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을 내가 해냈기에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뿌듯하다.
좋아하면 다 잘되는 줄 알았는데 창업은 현실이라는 것도 금방 깨달았다. 온리얌을 알리기 위해 장소와 시간, 날씨를 가리지 않고 플리마켓에 나갔다. 부산에서 열리는 거의 모든 플리마켓에 나가다 보니 이제는 ‘이 플리마켓에도 나오세요?’ 하며 먼저 찾거나 매장으로 찾아오는 손님도 생겼다. 온리얌을 차리고 나서 ‘할 수 있을까?’ 생각한 일도 하다 보니까 할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 6시간씩 걸렸던 반려동물 케이크 제작도 하다 보니 점차 시간이 줄었고, 장롱에 넣어둔 면허도 4년 만에 꺼내었다. 케이크를 배송하기 위해 고속도로도 혼자 올라보고, 이제는 좁은 오르막길을 후진으로 올라 주차하는 것도 익숙해졌다. 예전에는 창업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다른 사람들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머릿속에서 상상했던 걸 실제로 만들어 보고,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 계속 배우고 움직이는 삶이 마음에 든다.
대표라는 무게를 견디는 법도 하나씩 깨닫는다. 올해 초에 경주 벚꽃 마라톤에 나갔다. 연습 때보다 속도가 좋았는데 ‘페이스가 흔들릴 때는 앞 사람을 보고 따라 뛰어라.’라는 조언보다 ‘시작했으니 쉬지 말고, 5km를 완주하자’라는 나만의 목표를 가지고 내 속도에 맞게 뛰었던 게 도움이 되었다. 나만의 속도로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 도착한다. 그런 의미로 휴대폰 배경화면도 ‘눈 덮인 산속 계단’이다. 사업은 끝이 안 보이는 계단을 오르는 일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한 발짝이라도 오르면 언젠가 정상에 도착할 거라 믿는다. 대표님과의 대화에는 건강한 에너지가 가득했다. 지금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라고 다짐하는 마음과 든든한 체력이 뒷받침된다면 대표님이 꿈꾸는 ‘사람과 반려 아이들이 구분 없이 함께 하는 공간’이 곧 건강하게 실현될 거라 믿는다. 우리도 오늘 함께 한 발짝 내디뎌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