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예매해둔 표를 이용해 부다페스트로 행 버스를 타러 노비사드 버스 스테이션에 왔다. 호텔에서 불러 준 택시로 버스 스테이션까지 298디나르. 우리나라 버스정류장과 같은 버스 스테이션이 우리와 다른 점은 버스 표가 있어도 버스를 곧장 탈 수 없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탈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가려면 문을 통과해야 하는데, 플렛폼 이용 티켓을 끊어야 통과가 가능하다. 플렛폼 티켓 요금은 1인당 우리 돈으로 500원정도다. 또 하나 다른 점은 버스 아래 짐칸에 트렁크를 실으려면 가방 하나 당 1유로를 내야 한다. 무료라는 말에 함정이 있을 수도 있으나, 우리는 버스표만 끊으면 버스 타고 짐 싣는 모두가 통과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 할 뿐 이미 표 값에 모든게 포함 되었는지도 모른다. 외국에서 이것 따로 저것 따로 내는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의심조차 품지 못 할 정도다.
플랫폼 티켓 요금은 버스터미널 이용료라 할 수 있다. 버스 회사와 터미널 회사가 상호 협약을 맺어 티켓 요금에 포함하면 될 걸, 그걸 안 해서 이용자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을 여행할 때는 미리 출발하고, 미리 도착하는 게 좋다. 버스 출발 시각에 임박해 도착했으면 플렛폼 이용 표를 사느라 버스를 놓칠 수도 있었겠다. 베오그라드에서도 시간 여유가 있었기에 두고 온 전화기를 찾을 수 있었고...
9시 15분에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리무진버스 좌우로 2좌석씩 앞뒤로 6줄이고, 중간에 하나는 2개의 좌석만 있고 2개 좌석 자리는 화장실이다. 예전 서울을 오가는 그레이하운드 버스에 화장실이 있었다. 화장실이 딸린 고속버스를 타려고 출발 시간이 빠른 버스를 두고 일부러 시간을 늦춰 그레이하운드 버스를 탄적도 있었다.
10시 30분, 버스가 다른 버스 뒤에 멈춰 선다. 고속도로에서 버스가 멈추다니? 휴계소가 아니라, 출입국 수속을 위해서였다. 우리 버스 승객이 심사받을 차례가 되자, 세르비아를 벗어나는 출국 수속을 위해 여권을 들고 내리라는 버스 안내방송이다. 탑승자 명단이 넘어가고, 출국 심사자 앞에 서서 한 사람씩 얼굴과 여권을 조회한다. 모든 승객이 출국 수속을 마치고 국경선에 서 있으면 버스가 다가와 승객을 태운다. 다시 버스가 조금 더 앞으로 이동한다. 이번에는 헝가리 입국 수속이다. 세르비아가 유로 회원국이 아니라 국경 통합이 안 되서 출국과 입국을 따로 해야 한다. 입국 수속을 하며 보니 승용차에 탄 사람들은 차에서 입국소속을 하고, 버스에 탄 사람은 내려야 한다. 예전에는 출입국 신고 때 짐검사까지 받았지만 지금은 간소화되어 짐검사는 생략이다. 유로존 국가는 입국 수속 줄이 별도로 있고 훨씬 더 간단하다.
11시 50분 출국 수속이 끝나고 다시 출발한다. 두 나라 국경 통과에 1시간 20분이 걸렸다.
12시 20분, 이번엔 진짜 휴계소에 멈춘다. 호텔과 식당을 겸하는 곳이다. 주차 공간은 넓지만 비포장이다. 화장실 이용에 세르비아 50디나르, 또는 유로 30센트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유료 화장실을 이용했다. 잠시 잠이 들었다 깼다. 창밖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부다페스트에 왔으니 있다가 가라고 오는 이슬비다.
국경 검문소와 타고 온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