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도 중학교 재학 시절, 한창 공사 중인 타워팰리스를 멀리서 바라보시는 학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요새 집값이 너무 올라서 앞으로는 좀 떨어져야 한다' 그때 속으로 난 '왜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서 20년 넘은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때 너무 오른 은마아파트 35평은 3억이었다.
2012년도 대학교 졸업반 시절, 경제 교양 수업 때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제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내가 대학교수인데, 내 월급으로 서울 아파트를 못 사는 게 말이 되느냐'라는 말씀도 덧붙이셨다. 그때 수년 째떨어지고 있던 은마아파트 35평은 8억이었다.
2019년도 금융권최고 자리까지 올라가시고 명예퇴직하신 먼 친척분께서 말씀하셨다. '집값이 너무 올랐다. 이건 말이 안 된다. 거품이 언젠간 꺼질 것이다' 그때 엄청 오른 은마아파트 35평은 20억이었다.
그리고, 2022년 9월 현재 몇 억씩 떨어지고 있다는 은마아파트 35평 낮은 호가도 23억을 넘는다. 물론 강남 아파트만 이렇게 오른 것이 아니다. 전국 부동산이 10-20년 전에 비하면, 대부분 은마아파트와 같이 몇 배씩은 올랐다. 다 아는 내용 아닌가?
그동안 글쓴이의 어른으로서 높은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있던 분들의 부동산 전망은 대부분 틀렸다. 부동산이 아닌 증권사 리포트도 마찬가지다. 한 때는 수 페이지의 화려한 그래프가 그려진 증권사 리포트를 보면서, 경제를 좀 안다고 착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들의 의견은 반만 맞았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지지 않았다. 반 정도는 원숭이도 맞춘다. 오르거나 떨어지거나 둘 중 하나 아닌가?
이런저런 경험을 한 이후, 전문가라는 사람에게 경제 전망을 들을 때 어느 정도 기준이 생겼다. 수학과 교수는 수학을 잘하고, 물리학 교수는 물리를 잘한다. 근데 경제학 교수는 경제학은 알지만 경제는 잘 모른다. 왜냐하면 경제에는 심리라는 요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경제는 본인의 사적 영역인 돈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자기중심의 확증편향 요소가 짙게 반영된다. 그래서 전망이 많이 틀린다.
나는 경제 전망에 대한 타인의 의견을 들을 때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 있다. 개인적으로 가진 돈의 크기가 어느 정도 경제지식과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제 전망을 하는 사람이 최소 지난 10년간 시장 참여자로서 얼마나 벌었는지를 살펴본다. 단순 직원이 아닌 개인(법인 대표 포함)으로서의 활동을 말한다. 물론 자기가 파는 상품에 대한 간접 홍보는 아닌지도 구분해야 한다.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스포츠도 그간 선수로서 잘해온 사람이 앞으로도 잘할 것이다는 기대가 있지 않은가? 경제에도 선수가 있다. 책 읽고 논문 쓰고 그저 옆에서 오랜 세월 지켜보고 그런 사람은 선수가 아니다. 직접 투자하거나 사업으로 긴 세월 동안 유지하고돈을 벌고 있는 사람이 진짜 경제 선수이다. 돈을 벌고 싶으면 그런 사람들을 찾아서 배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