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엄마! 엄마...
유호정 주연의 <그대 이름은 장미>를 봤다.
영화는 78년부터 IMF 시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긴 세월 '홍장미'라는 여성을 조명한다.
공장에 다니며 가수 데뷔를 준비하던 꿈 많고 끼 넘치는 젊은 시절, 사랑과 이별 후 딸을 홀로 키우는 고단픈 생활, 이후 한적한 바닷가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지금.
그녀의 인생에 소중했던 두 남자와 삶의 동력이 됐던 하나 뿐인 딸과의 사연을 긴호흡으로 담는다.
초반 밀물처럼 과한 복고 감성을 밀고 들어왔다 썰물처럼 빠져나가 당황한 것도 사실이지만, 곧 그 자리를 '엄마'라는 키워드로 채워 넣는다.
엄마니까, 엄마라서, 엄마라도
무어라고 형용할 수 없는 깊고 오묘한 감정을 품고 있는 단어 '엄마'. 그 안에 담긴 당신이 내게 베푼 살뜻한 보살핌과 배려, 근심을 알기에 곁에 있어도 그리움을 깨운다.
다른 날보다 일찍 출근 준비하며 사소한 일로 엄마에게 툴툴 거린 후, 곧 싸한 자괴감에 빠진 오늘.
엄마,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