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건을 가족사로 재 조명한 정통 사극
빠르게 몰아치는 전통 악기 소리를 배경으로 빗속에서 호위 무사들을 이끌고 영조의 모습을 담은 오프닝 시퀀스는 역동적이고 절제된 미가 돋보인다. 사도 세자가 뒤주에 갇힌 후 8 일 간의 시간을 현재와 과거의 플래시 백으로 전개되는 <사도>는 퓨전적인 요소를 지양한 정통 사극으로 음악,복식, 공간적 배경 등에서 한국적 아름다움을 잘 살렸다. 가장 많이 다루어진 역사적 소재 중 하나인 사도 세자의 비극적 사건을 당파 싸움이라는 외적 배경은 최소화하고 가족간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는데 바로 이 부분이 영화가 가지는 차별적인 장점이다. 기존의 작품들이 왕과 세자의 얘기에 흥미로움을 느낄지언정 내 이야기가 될 수 없었다면 <사도>는 아버지와 아들의 얘기를 함으로써 공감을 이끌어 냈다. 이준익 감독은 치밀한 권모술수의 두뇌 싸움, 스케일 큰 전투나 액션 없이도 촘촘한 전개로 극이 느슨해시는 것을 막고 영조의 성격을 재치있게 표현하여 영화가 지나치게 무겁게 흐르지 않도록 하였다. 극이 진행될 수록 송강호의 연기는 점점 고조되어 후반부 사도와의 마지막 대화 즈음에는정점을 찍고 영조를 죽이러 갔던 사도가 결국 칼을 내려 놓으며 외치는 절규는 '유아인이 이 정도로 미형이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절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단, 너무 많은 것을 보여주는 에필로그는 좀 더 농축된 표현으로 간결하게 여백의 미를 보여줬으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