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을 때는 내가 왜 이럴까, 나는 정말 안 되겠다. 이런 생각만 많이 드는 것 같다.
아이들이 너무 떠들고 버릇이 없어서 어젠 너무 마음이 힘들고 짜증도 났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이런 생각만 많이 들었다. 집에 와서도 기분이 가라앉고 힘들었다. 카리스마 있는 선생님이 되어야 할까? 그런데 생각해 보면 내가 그렇게 친근하고 재미있는 사람도 아니다. 아이들은 원래 그런 애들이겠지 싶지만 참말로 짜증났다.
전에 있던 선생님은 한 번도 화내지 않으면서 아이들을 정말 잘 통제하고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한다. 내가 처음 왔을 때 이 교실 벽에는 아이들이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쓴 편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그 선생님은 젊고 예쁜 여성이었고, 요즘 학원 교사들은 대부분 젊고 예쁜 여성들인 것 같다. 나는 젊지 않고 젊을 때도 그다지 예쁘지 않았다. 예쁘지도 않지만 꾸미지도 않는.... 어릴 때는 선머슴 같았고 지금은 그냥 수수한 사람인데 내 그런 모습조차도 이곳에서는 컴플렉스로 느껴진다. 내가 그런 젊고 예쁜 여자 선생님이라면 애들이 좋아해서 공부도 열심히 하고 말도 잘 들을 텐데... 이런 생각도 든다. 걔들은 뭘 믿고 여기까지 와서 나랑 시간을 보낼까? 내가 뭐라고 이 아이들의 시간을 함께하나, 싶고. 그래서 정말 모르겠고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참, 어제는 집에 있던 도토리 팽이 다섯 개를 애들이 혹시 좋아할까 싶어서 학원에 들고 갔다. 그래서 처음 온 애들 두 명에게 가지고 놀래? 했더니 너무 좋아하면서 자기 주면 안 되냐고 했다. 그래서 수업 끝나고 주겠다고 했더니 수업 끝나고도 정말 안 까먹고 그걸 달라고 하는 거다. 그래서 손바닥에 조심스럽게 쥐어줬더니 다른 애들도 서로 자기가 갖겠다고 해서 가위바위보 해서 가지고 갔다. 우리 집에서 2년 동안 아무도 손도 안 대고 있던 건데 대체 왜 그걸 가지겠다고 난리들을 피웠는지. 아이들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존재들이다.
이렇게 감정 기복이 심한 하루하루. 학원 강사로서도 힘들고 번역가로서도 불안한 하루하루. 정말 제정신으로 살기가 힘들다. 이런 느낌을 갖는 게 또 문제인 것 같은 이 기분마저 괴롭다요.
마음의 평화는 언제 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