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30, 노력 70

그 정도면 인정할 만

by 올리브

어제 영어 스터디가 있는 날이었다.

영어 실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터디 모임을 찾았으면서도 나 정도면 미리 준비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서 늘 별 준비 없이 가서 즉흥적으로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오곤 했다. 그 사람들이 나를 즐겁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고 어쩌면 내가 도와줘야 한다고까지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이번달에 내가 호스트를 맡아서 토론용 영어 기사를 고르게 됐고 어제가 두 번째 주였다.

사실 첫주에도 열심히 기사를 찾아서 준비했는데 토론이 그다지 매끄럽지 않았다. 생각해 보니까 주제도 재미가 없었고 내가 그렇게 열심히 의견을 피력하지 않은 것도 먼저 분위기를 주도하지 못했다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좀 더 신중하게 주제를 골라보고 내 의견을 A4 두 장에 빽뺵하게 써갔다. 사실 그렇게 많이 쓰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또 쓰다 보니 신이 나서 주저리주저리 이야기가 길어졌다 .


그렇게 신중하게 주제를 골라서 간 것, 내가 대답을 길게 준비해 간 것, 또 예쁜 외출복을 입고 간 것이 시너지 효과를 냈는지 어제 토론은 말이 끊기지 않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고 전체적으로 풍성하게 대화가 오갔던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 분이 '이번 주 주제 재미있었어요'라는 말까지 해주셨다. 야호!


지난 주에도 열심히 준비하긴 했고, 내가 대답을 마련하지 않은 게 게으름 때문이었다기보다는 아직 적응을 못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두번째 주에는 분위기를 좀 더 파악해서 열심히 했고 마침 사람들의 흥미와도 맞아떨어졌는지 대화가 풍성하게 나올 수 있었다.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파악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사람이 대화할 때조차 대화주제를 선정하는 건 신중해야 한다.


그러니까 내 노력이 7정도, 그날의 운이 3 정도 작용해서 상쾌한 결과를 맛보게 됐다. 3 정도의 운은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그 정도 받아들인다고 해도 나머지 7만큼은 노력해야 하고, 노력했다고 해도 운이 도와주지 않으면 잘 안 되니까, 좌절과 게으름을 동시에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모든 건 90퍼센트 내 해석이라는데, 정말 그런가보다. 받아들이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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