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굳이 그런 게 되려고 하냐....면.....
요즘 스토아 철학에 대한 책을 번역하고 있어서 스토아 철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보고 있다.
스토아 철학은 고대 그리스에서 키티온의 제논이라는 사람이 스토아라고 부른 채색된 주랑에서 제자들에게 강의를 많이 해서 붙은 이름이다. 알려진 스토아학파로는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등이 있고, 이들은 소크라테스를 모범으로 삼았다고도 하는 것 같다.
스토아 철학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것을 꼽아 보자면
- 최악의 결과를 상상해라. 그러면 최악의 상황이 펼쳐져도 준비가 돼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잘된 거고.
-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만 마음대로 하려고 노력하라. 그러면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타인의 언행, 세상의 평판에 휘둘리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라.
이런 게 있다.
스토아 철학은 금욕주의라는 이름으로 잘못 알려져 왔다. 눈앞의 쾌락을 좇지 않고 정해진 원칙을 따라 묵묵히 살아가는 스토아주의자가 많다보니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 같다. 하지만 금욕주의는 스토아 철학하고 별 상관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때그때 쾌락을 추구하며 마음대로 살기보다는 삶의 목표에 따라 의미 있는 결정을 하며 노력하고 인내한다는 면에서는 금욕주의가 아주 틀린 말도 아닌 것 같다.
요즘 자극이 너무 많은 세상이 돼서 그런지 스토아 철학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는 시기 같다. 또 스토아 철학을 통해 인간의 가능성을 극대화 시키고자 하는 노력도 같이 병행되는 것 같기도 하다. AI를 필두로 세상이 워낙 휙휙 바뀌고 있으니 이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선도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스토아 철학에서 말하는 대로 남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어떻게든 내 길을 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런 철학을 내 삶에 적용해본다면 나도 손해볼 건 없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오늘 아이들이 수능 날이라고 학교에 안 가다 보니 어제 밤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방만해져서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잤다. 잠은 잘 잤지만 아침에 늦게 일어날 수밖에 없었고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을 시작할 수 없었다. 늦잠을 잘 수 있는 날이더라도 할 일이 있는 평일이므로 제 시간에 자고 일어나서 정해진 일과를 수행하는 스토아적 태도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토아 철학자가 되는 건 칙센트미하이가 말하는 몰입을 통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세상의 소음에 신경 쓰지 않고 내 목표에 빠져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서 창의성이 생겨난다고 한다.
창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나랑은 상관없는 얘기 같다. 창의성이 필요한 일을 하는 예술가, 작가, 강연자, 정책 결정권자 등이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창의성이야 누구에게나 필요할 것 같다. 그런 창의성이 있어야 내 삶을 나름대로 꾸려나가면서 누구와도 같지 않은 나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테니까. 그러려면 스토아 철학자가 되는 게 좋지 않겠는가?
사실 스토아 철학자가 되는 것, 몰입을 통해 창의적인 사람이 되는 것은 부처가 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왜 부처가 되어 중생을 구제하려고 하냐고 물을 수 있지만 사실 부처가 된다는 건 지금 이 순간 가장 행복한 내가 되라는 말일 뿐이니까 말이다.
책을 번역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토아 철학을 실천할 방법을 찾아보면 좋을 듯하다. 우선 오늘 생각한 대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명상하고 운동하고 맛있는 아침을 차리는 평상시의 루틴을 꾸준하게, 멋지게 실천하는 것이 그 시작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