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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ileen Aug 24. 2018

영원히 행복하게,  영화에는 있고 현실에는 없는 말

하루 한 시간 글쓰기. 이상과 현실의 괴리감

사랑하는 데 무슨 문제가 있죠?
현실이니깐요..

기다림은 슬픈거죠. 현실보다는 환상이 달콤하고..

            -<마법에 걸린 사랑> 중에서



글 속에서도 ‘한계’가 존재한다.

내 글의 시작은 극적인 상황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어울리는 인물을 세팅하고 그 인물의 히스토리를 쌓는 식으로 이야기를 발전시키는 편이다. 애초부터 행복한 인물이 있는가 하면, 하는 일마다 기구한 인물도 있다. 모든 인물이 성장하는 것도 아니다. 같은 사연이 주어질 지라도 받아들이는 태도가 다르다 보니 다른 반응과 다른 영향을 받고는 한다. 비단, 이런 일이 글 속에서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난 원래 그래’


이런 말을 종종 쓰고는 한다. 나를 규정하는 말인 동시에 원천을 봉쇄하는 말.

더 이상 나를 들여다보기 싫거나, 어떤 이야기를 듣기 싫을 때 내뱉듯이 던지는 말.

이렇게 쓰고 보니 매우 자조적이고, 회피하는 말이어서 쓰기가 꺼려지는 문장이다. 내가 처한 현실에 나를 가두고, 내가 갖지 못하는 것들을 이상으로 둔 채 이러한 괴리감의 이유를 찾는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난 원래 그렇고, 난 원래 안되는 사람’으로 변신하곤 한다.


글 속에서는 인물들이 필요에 의해 존재하고, 설정에 맞게 행동하기 때문에 어찌 보면 각 인물 별 한계치가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주인공이 아닌 인물이 너무 돋보이는 행동을 해서 이목을 끌어도 안되고, 주인공이 너무 성장없이 실패만 하거나, 실패없이 성공만해서도 안된다. 각자 주어진 롤안에서 각각의 히스토리를 전부, 또는 일부만 보여주며 이야기를 구성하게 되는 글과 달리 인생은 1인칭 주인공시점 오롯이 ‘나의 이야기’로 이루어진다.


적어도 내 인생 안에서 나는 온전히 주인공이다. 내게 벌어지는 모든 사건은 그 당시에 중요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매번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은 일 투성이였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나를 집어삼킨 일은 없었고, 항상 그러하듯 이 또한 지나갔다.

나는 그 일 가운데 어떤 주인공다운 면모를 드러내며 시련을 딛고 성장했을까?

나는 현재 내 인생의 주인공처럼 내게 벌어지는 일들을 피하지 않고, 가장 치열하고 뜨겁게 마주하고 있는지... 그래서 내 인생이 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지 나는 알고 있을까?  


내 발가벗겨진 진짜 이야기를 토해내 추락할지라도, 적어도 나는 돌아서지 않으리라.

오늘도 난 내 이상과 현실을 좁히려 나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적나라하게 드러내 본다.

‘이상’이 ‘꿈’이 되고, 그것을 이루는 것은 오롯이 나의 몫이며

주인공은 꿈을 얼마든지 ‘현실’로 이뤄내고 만다는 사실! 오늘도 난 내 인생의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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