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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ileen Aug 21. 2018

구덩이에 빠질 각오, 좋아하기에
더 두려운 순간들

하루 한 시간 글쓰기. 일상에 맞서기 위한 준비물

꿈을 꾸는 그댈 위하여
비록 바보 같다 하더라도 상처 입은 가슴을 위하여
우리의 시행착오를 위하여

                        -<라라랜드> 중에서


아무 구속 없이, 방해 없이 혼자 펜을 잡는 일은 나를 늘 행복으로 인도하는 것은 아니다. 

글이 잘 안 풀리거나 기대한 만큼 집중이 되지 않거나 자꾸 이야기가 의식의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거나 등등 

갖은 이유들에 쉽게 현혹될까 싶어 방심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도전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것보다 잘해야 하는 부담감과 실패하기 싫은 두려움에 압도당해 한 발을 떼는 일이 버겁게 느껴진다.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상황과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만나 더욱 깊은 구덩이로 빠지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직은 '좋다',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일'과 잘 매칭 하기 쉽지 않은가 보다.


안 되는 일을 붙들고 있다가 포기라는 선택지를 고르게 될까 봐 '나만의 비상구'를 찾아보기로 했다.

그동안 회사를 다니던 때에 나는 어떤 것으로 일상에서 휴식을 삼아 숨통을 트였는지 떠올려봤다. 


기획안을 정리하기 힘든 날은 껌을 한통 질겅질겅 턱이 빠져라 씹어보기도 하고, 카피 문구가 떠오르지 않는 

날엔 퇴근 후 사람 많은 곳을 실컷 구경하다가 지친 몸을 욕조에 담그면 갑자기 생각이 정리되기도 하곤 했다. 

시나리오에 하루종일 시달려 글자는 꼴도 보기 싫은 날엔 집에 앉아 TV를 틀어놓고 멍하니 앉아있다가 그런 내 모습이 싫어질 때쯤, 동네 도서관에 갔다. 굳이 책을 집중하여 보지 않더라도 낡은 책 냄새를 맡으며 혼자 좁은 책 벽에 기대어 신간 제목만 보고 점수도 매겨보고 돌아다니다가 옛날 읽었던 책 제목으로 이런저런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다시금 새로운 이야기를 마주할 준비가 되어있는 내가 보이곤 했다.  


그렇게 숨통을 찾아 헤매던 날들을 벗어나려 회사를 떠난 지금, 나는 다른 마음으로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비록 바보같을 지라도, 실패하게 될 지라도 

나의 이 무모한 도전들이 쌓여서 나를 더 단단히 성장시킬 것을 누구보다 나 스스로 잘 알고 있다.

내 삶을 좋은  일로, 하고 싶은 일들로 채우려 용기를 냈던만큼 그것들이 내 일상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지.

오늘 나는 뭘하고 싶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더 많이 묻고,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면서 

온몸으로 직접 부딪혀 나의 한계를 깨뜨려야지!


조지 버나드쇼는 이런 말을 했다.


  "실수하며 보낸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인생보다 훨씬 존경스러울 뿐 아니라 훨씬 유용하다."


이 시간없이는 내가 한 단계 나아갈 수 없다는 것, 이 시간을 채우는 것 또한 오롯이 나의 몫이라는 사실,

지금의 인풋들이 모여 멋진 아웃풋을 만들어 낼 것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늘도 난 용기내어 구덩이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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