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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ileen Mar 14. 2017

갓 서른, 들춰본 스무살의 일기장 ④

주인공스럽다


대학시절 수업을 듣던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보는 시나리오들.

쓰고 분석하고 리뷰하고 회의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그래서 하려는 얘기가 뭐야?

어떤 주인공이 무슨 사건을 만나

어떻게 변하는 이야기인지

한 줄로 정리해봐!







영화 속 주인공은 보통

비범함을 지닌 인물로 큰 사건을 만나

위기를 겪지만 주인공답게 해결하거나,

평범한 인물로 지내다가 특별한 사건을 만나

주인공다운면모를 드러내며 성장한다.


일기장은 내가 주인공인

일인칭시점 드라마다.

막장, 느와르, 로맨스, 미스터리까지..

매일매일 장르도 급변하고

등장인물의 캐릭터도 좋았다가 나빴다가

손바닥 뒤집듯 주관적으로 바뀌곤 한다.


지난 20대 나의 주인공다운 면모는

언제 어떻게 발현되었을까?

나의 주인공스러움을 끌어낼만한

내 인생의 사건은 어떤 것이 있었을까?


스무살의 난 생각보다 무식하게 용감했다.

첫 유럽여행을 겁도없이 혼자떠나고

건강한 줄 알고 까불다 병원신세도 져보고

술에 취해서 남의 집도 가보고

내 인생의 주인공답게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한끝만 어긋나거나, 나쁜 등장인물을 만났더라면

순식간에 스릴러나 범죄드라마로 장르를 틀었을 법한 일들,

지금은 추억이다 싶어 웃지만 

나를 벼랑 끝을 달리는 주인공으로 만들었던 일들..


그 당시엔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었고

이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은 일 투성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나를 집어삼킨 일은 없었고,

항상 그러하듯 이 또한 지나갔다.






난 어떤 주인공다운 면모를 드러내며

그런 일들을 딛고 성장했을까?

또한 나는 내 인생의 주인공처럼 살고 있나?

내게 벌어지는 일들을 피하지 않고

가장 치열하고 뜨겁게 마주하고 있는지..





그래서 내 인생은 하려는 얘기가 뭘까?

주인공인 내가 무슨 사건을 만나

어떻게 변하는 이야기가 될지,

어떤 문장으로 기억될지 너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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