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피곤합니다

어쩌다 피곤한 인간 #4

by 호우





4화.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야’라고 부른다



어떤 날은 백화점 행사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생판 처음 보는 사람들과 한 공간에 놓이면, 특유의 어색한 에너지가 공기를 채운다.

우리는 서로를 흘끔거리며 얇은 미소를 교환하고, 이내 각자 자리에서 분주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늘 그렇듯 문제가 생긴다.


나를 위아래로 슬쩍 훑어보더니

“야, 그거 좀...” 하고 반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있다.

나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말을 높이는 편이지만, 그들은 자신만의 규칙으로 산다.

‘어려 보이면 반말.’

아주 단순하고, 아주 확고한 인생철학이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말해본다.

“저는 처음 뵙는 분께는 반말을 하지 않아요.”

그러면 돌아오는 대답이 걸작이다.


“아 난 어려 보이면 그냥 다 반말해.”


마치 ‘나는 오늘도 내 인생의 원칙을 지킨다’는 듯 당당하다.

어깨마저 약간 우쭐해 보인다.


그러다 결국, 나도 선을 긋게 된다.

“앞으로 저한테 말 걸지 마세요.”


그리고 그날도 생각한다.

오늘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나를 ‘야’라고 부른다.

정말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 종류의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이 참 피곤하다.

하지만 그들의 무례함 덕분에 알게 된다.

내가 지키고 싶은 태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시선으로 사람을 대해야 하는지.

​오늘도 나는 묵묵히 내 자리로 돌아가

그들이 남긴 피로를 문장으로 덜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