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피곤합니다

어쩌다 피곤한 인간 #5

by 호우





5화. 호의를 잃는 순간



나는 참 눈치가 없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가까이서 함께 일해 온 동료들이라, 그들을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래서 누군가 바빠 보이면 자연스럽게 일을 조금 거들어주곤 했다. 친절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한 번 도와준 사람들은 거의 예외 없이 다음엔 더 많은 것을 요구했다. 내 일이 산더미인데도, 자기 일 그 사소한 것 하나 못 도와주냐며 불쾌함을 드러내는 사람마저 있었다.


그럴 때면 생각한다.

얼마나 나를 만만하게 보았으면, 저렇게 떳떳하게 짜증을 낼까.


그래서 결국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그런 사소한 일은 직접 처리하시고, 정말 힘들고 어려울 때만 부탁하세요.”


나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내가 피곤한 건 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