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피곤합니다

어쩌다 피곤한 인간 #6

by 호우






6화. 그들은 왜 반찬을 혼내는가



식사 예절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았다.

정확히 말하면, 내 주변 사람들의 식사 소리와 행동이 나를 얼마나 피곤하게 만드는 가에 대해.


같이 밥을 먹다 보면 늘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어쩜 그렇게 소리를 찰지게 내며 음식물을 씹어대는지.

마치 “내가 지금 무엇을 먹고 있는지 정확하게 들어봐!”라고 식탁 전체에 방송하는 것 같다.


그리고 반찬 하나하나를 그렇게 혹독하게 타박할 필요가 있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 리뷰를

왜 굳이 눈앞의 반찬들에게 실시간으로 들려줘야 하는지 나는 여전히 알 수 없다.

김치는 짜고, 무말랭이는 질기고, 계란말이는 성의가 없고…

이쯤 되면 반찬들이 단체로 퇴사할 것 같다.


젓가락질은 또 왜 그렇게 격렬한지.

찬그릇 안을 파도타기 하듯 휘저으며

“내가 지금 너를 먹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마”라는 느낌의 동작들.

그 나이가 되도록 이 모든 태도에

단 1g의 자각이나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


그래서 나는 결론을 내렸다.


그냥 그런 사람과 밥을 먹으면

나는 약간 피곤해져서

조용히 혼자 먹고 싶어진다.


아무도 혼내지 않고,

아무도 씹는 소리로 나를 놀라게 하지 않는,

그런 식사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