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피곤한 인간 #12
12화. 요즘은 다들 너무 예민하다
업무 특성상 친절을 강요받는 건 그렇다 치자.
그건 월급에 포함된 감정노동 같은 거니까.
그런데 일터를 벗어나도 상황은 비슷하다.
사람들은 유난히 친절, 존중, 배려에 민감하다.
“아까 왜 그렇게 말했어요?”
“그 말, 기분 나쁜 거 아세요?”
말꼬리를 붙잡고 시비에 가까운 질문을 던진다.
가만 보면 이상하다.
그들의 주변 사람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정작 본인만 계속 예민하다.
끊임없이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고,
혹시라도 누군가 자신을 비웃지는 않았는지
혼자서만 바쁘게 점검한다.
그들은 타인의 비웃음에 유독 약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그 비웃음을 내가 왜 같이 신경 써야 하지?
먹고살기 바빠지고 나니
그런 것들은 자연스럽게 시야에서 사라졌다.
내 인생 살기도 숨이 차서
다른 사람을 쳐다볼 여유가 없었다.
그랬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 삭막한 인간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내 길 가기도 벅찬데,
남의 표정까지 책임질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