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강제적 휴가.

[ 강쌤은 답답하다. ]

by grim jari


#11. 강제적 휴가.



설날 때만 해도 중국에선 코로나 때문에 사망자가 발생했구나, 정도였다. 하지만 명절을 보낸 다음날의 미술 교실은 평소보다 한산했다. 학부모님과의 통화에서 코로나 때문에 외출을 조심시키고 있다 는 답이 돌아올 때만 해도,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하니까 그럴 수 있지 싶었다. 뉴스에서 국내 확진자들이 한두 명씩 나오고, 의심환자 숫자가 하루하루 늘어가도, 수업이 중단될 거란 예상은 해본 적이 없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센터 실장님의 전화를 받았다. 바이러스 확산 우려 때문에 2월 한 달 폐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학부모님께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고, 그 결과 95% 이상이 폐강 찬성 의견이었다. 과연 한 달 만에 잠재워질까 하는 물음표를 남겨둔 채, 울며 겨자 먹기로 수업을 한 달 쉬기로 했다.


널브러져 있는 수업 재료들을 쳐다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다 나왔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예상치 못한 휴가였다. 전염병 때문에 생계가 위협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1도 해본 적 없지 않았나. 비교적 물가상승률에 타격받지 않는 직업군에 속해 있었기에, 여태껏 일을 못할 거란 생각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난대 없는 전염병이 뒤통수를 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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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휴강 결정 이후로 확진자와 의심환자 숫자가 늘었고, 근처 동네에도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럴 거면 휴강하길 잘했구나, 하면서도 이젠 확진자가 그만 나오면 안 되나 싶다. 억지로도 얻기 힘든 한 달 휴가라지만, 이 시국엔 갈 곳도 마땅치가 않다. 이 참에 장기 해외 여행이라도 갈까 싶어도, 웬일인지 딱히 흥이 나지 않는다. 관심 없던 실시간 뉴스도 찾아보고, 오늘은 확진자 '0'이라는 기사에 안도하게 될 줄이야.


바이러스야. 제발 2월 안에 잠식돼버려라, 강쌤은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