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따뜻한 약과.

[ 강쌤의 마음은 녹아버렸네. ]

by grim jari


#10. 따뜻한 약과.



1월은 방학기간이라, 방과 후 수업이 오전에 있다. 방학식 후에도 9시 30분까지 학교에 오는 아이들을 보면, 겨울방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잠이 덜 깨 하품을 하고, 머리카락이 눌려진 채로 수업 시작 전까지 멍하게 있는 아이들도 있다. 간혹 멀리 여행도 가지만, 1,2명 있을까 말까. 미세먼지가 유독 심하거나, 날씨가 영하로 떨어지는 아침이면 꼬물거리며 일어나 종종걸음으로 걸어올 아이들이 슬그머니 걱정된다. 그림을 그리겠다고, 무언가를 만들어보겠다고 걸어오는 그들의 의지가 고마우면서도, 아직 8,9살인데 힘들진 않을까 싶어서.


오늘 아침에는 강쌤보다 주황이가 먼저 교실에 도착해 있었다. 그럴 때면 강쌤은 지각한것도 아닌데 맘이 어찌나 조급해지는지. 2년 동안 함께 수업한 주황이는 코트도 벗지 않고, 선생님도 없는 빈 교실에서 뭘 생각하고 있었을까.


주황아, 학교 오는데 안 추웠어? 아이구, 온다고 고생했다!

안 추워요~


서둘러 히터를 켜고 수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의자에 앉은 주황이가 주머니를 부스럭거리더니 뭔가를 꺼내밀었다. 겉봉지가 약간 구겨진 미니약과였다.



어머, 이거 선생님 주는 거야?


주황이는 대답 대신 고개를 끄덕인다. 저번에는 달콤한 껌을 줬고, 얼마 전에는 아끼던 스티커도 핸드폰 뒷면에 붙여줬다. 고맙다고 인사하며 손하트도 했더니 주황이가 배시시 웃었다.


아이들은 종종, 교실에 들어오자마자 가방을 집어던지고 오늘은 뭘 만들 거냐는 질문폭탄을 던지며 애정을 표현하고, 자신이 아끼는 스티커나 작은 캔디를 나눠주고, 다음엔 뭘 만들 거냐고 재촉하는 동시에 내 팔을 조물락 거리며 사랑을 보여준다. 방학인데도 불구하고 일찍 일어나야 했던 귀찮음을 잊은 얼굴로 자신들만의 생각을 화지에 그리며, 강쌤에게 자랑하듯 보여주고 자부심을 뽐내기도 한다. 난 주머니 속에 있는 미니약과를 조물거리며 아이들이 즐거웠다면 그것으로 되었다고 안도한다.


다음 시간은, 함께하는 마지막 수업이니까 강쌤이 따뜻한 선물을 준비해봐야겠다. 내 마음이 이렇게 녹았듯, 그들의 마음도 언제나 말랑하길 바라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