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비 / 2017.03.31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평소 교보문고 팟캐스트를 자주 듣는다. 듣기만 해도 책 읽는 기분이라 주로 운전, 외출 준비시간에 듣는다. 아몬드라는 책을 추천하길래 읽어야지, 했는데 제법 늦어버렸다. 도서관도 다 대출 중이라 예약을 걸어뒀는데, 한참 지나서야 받아왔다. 아직까지 인기가 많은 이유가 있겠지!
할멈의 표현대로라면, 책방은 수천수만 명의 작가가 산 사람, 죽은 사람 구분 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구 밀도 높은 곳이다. 그러나 책들은 조용하다. 펼치기 전까진 죽어있다가 펼치는 순간부터 이야기를 쏟아 낸다. 조곤조곤, 딱 내가 원하는 만큼만.
-p132
위문장을 읽고 나니 책방이 정말 그랬다. 대형서점 동네책방 할 것 없이 그곳엔 책이 많다. 그만큼 글 쓰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그에 비해 조용하고 내가 원하는 만큼만 읽을 수 있다. 아, 그래서 사람들은 책과 서점을 찾는 걸까.
멀면 먼 대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외면하고, 가까우면 가까운 대로 공포와 두려움이 너무 크다며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껴도 행동하지 않았고 공감한다면서 쉽게 잊었다. 내가 이해하는 한, 그건 진짜가 아니었다. 그렇게 살고 싶진 않았다.
-P245
윤재는 타고나길 뇌의 중요 부분이 아몬드처럼 작았기 때문에 감정을 느끼는 부분에 결손이 있다. 그럼에도 진짜가 아닌 걸 구분하고, 자신이 살고 싶은 방향으로 정확하게 움직인다. 윤재는 주변인의 도움과 환경의 변화로 성장하기도 했지만, 비겁하게 살지 않는 법은 처음부터 알고 있는 듯하다.
어떻게 보면 아몬드는 성장소설 같다. 영상처럼 자연스러운 내용 흐름에 따라 윤재를 응원하다가, 안타까워하는 동안에도 시니컬한 그의 감정 덕에 적당한 거리가 생기더라. 윤재는 냉정하기보다 분명하고, 차갑기보다 단단한 느낌이랄까. 주인공에게 묘한 다른 느낌을 받아 신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