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20 / 정신세계사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책상에 붙여놓은 메모지에 무탄트 메시지라는 제목이 보였다. 언젠가 읽어보려고 급하게 적어놓은 듯. 마침 책 반납하러 도서관 가는 김에 대여했고, 손이 많이 간듯한 표지가 왠지 더 멋스러웠다.
모든 일은 필요한 때 일어나도록 되어 있다. 당신은 이 여행을 경험해야만 한다. 당신은 바로 이 일을 경험하기 위해 태어났다.
-p21
이 사람들은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반드시 어떤 이유가 있어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모든 것에는 반드시 목적이 있다. 이 우주 속에 일시적인 변덕이나 우연 또는 무의미한 일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이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뿐이며, 아직 인간에게 드러나지 않은 수많은 신비가 세상에는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p79
모든 것에 목적이 있다는 글귀에 위로를 얻는다. 나는 왜 사는지, 이생에 왜 왔는지 답을 못 찾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영혼도 고개를 숙이는듯했다. 오늘 내가 무엇을 경험하든, 그것에 목적이 있다면 세상은 좀 달라 보인다. 흑과 백에 가려진 신비가 고개를 빼꼼 내민다.
우리 사회와는 달리 그들은 육체가 항상 완전무결하게 태어난다고는 믿지 않았다, 완전무결한 것은 육체가 아니라, 육체라는 집속에 깃든 눈에 보이지 않는 보석이라고 그들은 믿었다, 그리고 한 영혼은 다른 영혼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며 진화라는 영혼들의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것이 그들의 신념이었다.
-p120
우리는 삶의 순간순간에 어떤 감정으로 살았는가를 기록한 성적표를 갖고 이승을 떠난다. 훌륭한 사람과 하찮은 사람을 구별해 주는 것은 우리의 영원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무형의 감정이다, 사람의 행동은 단지 감정과 의도를 실제로 표현하고 경험하는 수단일 뿐이다.
-p142
몸은 수단일 뿐이라는 글귀를 다른 책에서도 본 적 있다. 그땐, 설사 그렇다 해도 내가 분명하게 느끼는 감각은 몸에서 비롯되니 육체를 쾌적하게 관리하는 게 매우 중요했다. 지금도 물론 그렇긴 한데, 점차 내 영혼의 감정에 대해 귀 기울이려 한다. 어렵고도 어려운 일이라 충분한 공백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건 분명해 보인다.
모든 사람들은 똑같이 피와 뼈를 갖고 있습니다. 다만 생각과 마음이 다를 뿐이지요. 무탄트들은 고작해야 백 년을 생각하고 남들과 분리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합니다. 하지만 참사람 부족은 영원을 생각합니다. 우리 선조들, 아직 태어나지 않은 후손들.
나는 고작해야 백 년도 못 생각하는데, 참사람 부족은 영원을 생각한다니 경이로울 정도다. 그들의 환경보다 진화하고 안전한 곳에 산다는 무탄트들은 어째서 욕망에 더 묶이는 걸까. 아마도 사람이 어떤 존재로 사는가는 장소가, 집이 중요하지 않은가 보다.
참사람 부족에 따르면, 삶과 생명이라는 것은 운동이고, 앞으로 나아감이고, 변화이다.
-p190
참사람 부족에 따르면 두려움이란 동물계의 감정이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두려움이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인간이 신에 대해 알고, 우주의 모든 일들이 우연이 아니라 어떤 계획에 따라 일어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더 이상 두려움을 느낄 필요가 없다.
-p226
삶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매 순간 용기와 선택이 필요하다. 즉, 두려움을 잘 이해해야 하고 신뢰를 느껴야 한다. 신이든 우주든 누구든 나의 생존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들을 내가 기민하게 구분할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참사람 부족은 무탄트들의 기대와 자신들이 신과 나누는 대화의 차이점을 설명해 주었다. 기도가 영적인 세계를 향해 말하는 것이라면, 그들의 방식은 정반대라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그들은 말하지 않고 들었다. 그들은 마음속에서 모든 사념을 깨끗이 몰아낸 다음, 신으로부터 들을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당신이 신에게 말하느라고 바쁘면, 신의 목소리를 들을 겨를이 없다'라고 그들은 분명하게 말했다.
-p239
이제 나는 우리가 저마다 두 개의 삶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안다. 하나는 무엇인가를 배우는 삶이고, 또 하나는 배운 대로 사는 삶이다. 우리의 형제자매, 그리고 고통에 빠진 지구의 신음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일은 이제 그만 잊고, 우리의 과거를 회복시키는 데 노력을 집중한다면, 세계의 미래는 훨씬 나아질 것이다.
-p274
사념을 빼내고 배운 것을 행하며 사는 것이 이번 생에 가능할까 싶지만, 한 곳에 에너지를 쏟는다면 이곳에 몰겠다. 세계의 미래까진 아직 모르겠고, 다가올 나의 시간은 좀 다르지 않을까 싶어서.
무탄트 메시지는 실화라 생각하고 읽으면, 내 살이 옭메듯 작가의 경험을 리얼하게 느낄 수 있다. 나라면 끝까지 횡단을 할 수 있었을까 싶은 부분이 많다. 그녀의 경험은 자신에게 제일 값진 것일 테니 책으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잘 전해진다.
어렵지 않은 내용이고 읽다 보면 묘하게 이해되는 부분도 많다. 호주의 참사람 부족들의 영험함을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