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11 / (주)문학동네
글-맛: 글이 가지는 독특한 운치나 글을 읽으면서 느끼는 재미
어느 책에서 '빛 혹은 그림자'의 내용이 나와서, 메모를 해뒀다.
호퍼의 몇몇 작품에 소설 작가들이 이야기를 실어준 형식의 단편소설집이다.
"난 자신만의 미스터리를 간직한 사람이 좋아. 진정한 자아를 배신하지 않는 사람. 문득 그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그것뿐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 점을 존중했어. 네가 그에 대해 캐물으려 하면, 카먼, 그 사람은 뒤로 물러날 거야. 사라져 버릴 거야.
-p120
진정한 자아가 자신만의 미스터리라는 문장이 매력적이다.
더군다나 미스터리를 풀려고 하지 않고 간직한다니. 존중하지 않을 수 없군.
자신과 타인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이 답답할 때, 각자의 미스터리를 간직하는 중이라고 생각하면 어떨지.
영감이라는 게 무엇이고 그것이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어떻게 옮겨가는지, 전혀 무관해 보이는 노력을 통해 어떻게 그것이 떠오르는지 자신은 이해한다고 생각했다.
-p140
예를 들어 특정 가수의 노래를 들을 때, 내면 감정이입이 더 잘 된다든지- 책에서 문득 만난 단어의 느낌으로 새로운 그림을 그린 다든지- 하는 전혀 무관한 노력을 통해 영감을 얻는 경우가 있다. 시선만 열려있으면 누구든지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사람의 본성을 알고 나면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창피하거나 다치는 것과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가?
-p205
위문장을 읽고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정말 그렇더라.
생명이 위험한 사고를 빼고, TV에서 다소 실수와 허둥댐이 섞인 몸 개그나 창피했던 과거사를 꺼내며 돌려 까기 하는 장면을 볼 때 나도 피식- 하고 웃었던 것이다! 에피소드라는 명목으로 창피함을 들추면서 웃음을 꺼내는 묘한 현상을 알고 나니, 진짜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보는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과 작가들의 소설의 조화가 한 편의 영화처럼 잘 어울린다. 그림에 관련된 책 중에, 이런 형식의 소설은 처음 보는듯하다. 작가의 아이디어가 신선하고, 소설의 구성이 뛰어난 책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