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 Ram Butri, Bangkok
저녁녘의 람부뜨리 거리에 처음 발을 내딛으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마도 초입(初入)의 풍등이 아닌가 싶다.
한낮의 무더위를 식히는 살랑바람에 흔들리는 형형색색의 풍등이 반갑게 여행자들을 맞이한다.
뭇 여행자들의 감성을 유혹하며 느긋한 자태를 취한다.
지척에 거주지를 두었는데 꼭 이 풍등이 매일 보고 싶어 밤만 되면 거리를 나섰다.
물론 순찰의 루트는 대개 람부뜨리에서부터 카오산 로드로 이어지지만 이 구간만은 꼭 빠짐없이 지났다.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좋았다.
속삭임과도 같은 특유의 살랑댐이 좋았고, 무엇보다 풍등이 스스로 사람들의 시선을 즐기는 듯했다.
여느 날 느긋한 순찰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그녀가 수줍은 듯 반갑게 온몸을 흔들거렸다.
결국 유혹에 못 이기고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내 한 컷을 찍었다.
이따금 사진을 꺼내 볼 때면, 그 거리에서, 그녀는 언제나 행복하게 미소 짓고 있는 듯하다.
Location: Soi Ram Butri, Bangkok
Date: September 29, 2013
Format: 135 Film(35mm)
Film: Ektar 100(Color Negative)
Camera: Nikon F3
Lens: Nikkor MF 50mm F1.4
Exif: f/Unknown, Unknown, ISO 100
Editing: Digital Scan(JPEG), Aperture 3.6(Ap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