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oul, Korea
아침해는 결코 길을 서두르는 법이 없었다.
문 밖을 나와 십오 분쯤 걸었을까, 머리 위에서 "이제야 일어났어?" 라며 괜히 말을 건네는 것만 같았다.
반쯤 잠옷 바람으로 카메라의 어깨끈을 오른손에 꽁꽁 감은채 계속 골목을 걸었다.
굳이 방향이랄 것도 없다.
10 a.m. 프로젝트는 대게 그런 식이었다.
친애하는 형님의 집에 얹혀 지낸 지가 반년여나 지나, 주변을 꽤 안다고 생각했건만 매일이 새로울 뿐이었다.
거리는 항상 그 자리에 있었지만 한 번도 새롭지 아니한 적이 없다.
새로운 빛과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졌다.
어제가 아니라 지난달, 작년은, 아니 수백 년, 수천 년 전 이 자리(거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잠시 생각이 스쳐가며 호흡이 차분해지니 자연스레 어깨를 움츠리고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오늘의 이 공간과 찰나에도 의미가 있겠지.
Location: Seoul, Korea
Date: Feb 20, 2015
Format: 135 Film(35mm)
Film: Fujicolor C200(Color Negative)
Camera: Nikon F3
Lens: Nikkor MF 50mm F1.4
Exif: f/Unknown, Unknown, ISO 200
Editing: Digital Scan(JPEG), Aperture 3.6(App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