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멋의 기회비용

#051

by J임스

#051


간밤의 파티는 온데간데없이 고요한 아침이다.

그 날 주인장은 결국 오후 네 시가 다돼서야 가게문을 열었다.


설거지가 잔뜩 쌓인 한편, 왠지 쓸쓸해 보이기도 하는 주방을 잠시 서성이다가 밖으로 나왔다.

숙소 인근에서 사람이 가장 많은 식당을 찾아보기로 한다.


일단 현지인이 많은 식당은 가격은 몰라도, 맛은 보장된다.

하얀 닭고기가 듬뿍 얹힌 볶음밥이 아주 맛있었다.


오랜만에 빨래를 맡겼다.

이곳 동남아 지역에서는 빨래를 대신해주는 곳이 꽤 많다.

주 고객은 물론 나처럼 게으른 여행자들이 대부분인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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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도 반납했다.

장거리 용도로는 빌려주기 힘들다는 것을 통사정하여 겨우 빌렸는데,

보증금으로 맡겼던 거금을 돌려받으니 마음이 한결 편하다.


방으로 돌아와 빈둥거리며 다음 일정을 고민해본다.

가이드북이 없으니 꽤나 불편하다.


정보가 부족하면 아무래도 덤터기 쓰기가 십상이기 때문에

여행까지 와서 인터넷을 들여다보는 일은 정말 싫지만, 막상 또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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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멋으로 ‘Dubliners’를 들고 올 것이 아니라 ‘Lonely Planet’을 한 권 가져왔어야 했다.

반성한다.


저녁엔 이리저리 정리되지 않은 생각에 이따금씩 잠기며, 말끔하게 목욕재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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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이면 다시 또 새로운 곳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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