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6일에 작성된 글이다. 알제리 생활할 때 작성된 내용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루틴
하루의 루틴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약먹고, 화장실 가서 간만에 장에 있던 것들을 덜어내고, 그리고 저울로 가서 몸무게를 재고, 아침 스트레칭 운동을 시작한다. 가볍게 플랭크로 경직된 근육과 코어근육을 강화시키고, 줄넘기 100개를 넘고 다시 팔굽혀펴기 100개를 하면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가 되고, 머리 감고 세수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출근 준비 후에는 콘프레이크와 우유를 먹고 잠시 시간이 나면 아침에 짧은 단상을 남긴다. 물론 시간이 없으면 바로 출근한다.
주재원들은 대부분 치안이 좋은 부촌에 집을 구하고, 회사에서 그 수준에서 집을 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준다. 그러나, 내 경우에는 캐나다에 가족이 살고 있어서, 캐나다 가족이 살고 있는 집에 예산을 먼저 주고 남은 예산으로 알제에 집을 구해야 한다. 그래서, 가급적 회사 근처에 집을 구했고, 주변 인프라는 주재원들이 살고 있는 동네에 비해서 그렇게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내가 살기에 그렇게 나쁘지도 않다. 사람사는 동네이고, 우리집은 동네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이다. 호텔과 같이 붙어 있어서 더 인프라가 좋다. 집은 회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고, 주재원들이 사는 곳은 30분에서 40분정도 소요된다. 길에서 버리는 시간을 잘 사용하거나 아낄 수 있다면 아끼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브라질에 살 때도 우리 집은 회사 근처 시내 한 가운데 있었다. 그렇게 아파트내 인프라는 좋지는 않았지만 있을 것은 다 있던 집이었다. 나도 알제 집이 좋다. 마음에 든다.
주말에는 평일에 비해서 시간이 더 많아서 만보를 어떻게 채울까 생각을 해 봤다. 일단 주말 장이 열리는 우리 동네를 가볍게 한바퀴 돌고, 그리고 바로 시내에 있는 실험 정원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우리동네 달베이다는 일단 운동장과 큰 군대 정비창이 있다. 그래서, 동네의 절반을 군대에서 주둔해 있고, 그 앞쪽에 달베이다 축구경기장이 있다. 그리고, 달베이다 역이 있어서 알제 시내 나가기에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기차를 타면 30분이면 시내에 진입이 가능하고, 기차는 한시간에 1대씩 있다. 동네에 주민들이 많다보니 슈퍼와 이발소 등 기본적인 인프라는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집 밖에만 나가면 무엇이든 구할 수 있다. 차로 10분 거리에는 알제리에 2개 밖에 없는 까르푸가 있다. 그래서, 왠만한 것들은 다 구할 수 있는 입지 조건이다.
달베이다 월세는 시내에 살고 있는 주재원 대비 60% 수준에서 생활이 가능하고, 집도 방 3개에 세탁실, 욕실 2개가 있다. 60평대의 집이며, 혼자 살기에는 과분한 크기이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많지 않기에 여기에 만족하며 살고 있다. 지난 1월에 이사 와서 현재 7개월정도 생활 중인데, 이 동네에 아주 만족하며 살고 있다.
실험정원
이번주부터 알제의 날씨가 저녁에는 가을 날씨가 되어서 24도에서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언제 그렇게 폭염이 왔었는지 잊혀질 정도로 기온이 급격이 내려 갔다. 3주 전에 열돔현상으로 알제 기온이 50도가 넘어 갔었고, 사무실이 있는 이 동네가 알제리 최고 온도 49도를 찍었다고 한다. 신문에 공식적으로 나온 것이고, 비공식으로는 50도를 훨씬 넘겼다고 한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때는 공원 산책이 제일 좋다. 알제에서 숲속을 산책할 수 있는 곳은 충혼탑 아래에 있는 실험 정원이 좋다. 주말에는 워낙 사람이 많아서 잘 안가는데, 오늘은 왠지 날씨가 좋아서 아침부터 가고 싶었다. 10시에 문을 열어서 집에서 9시 15분쯤 출발을 했다. 차는 5월시장 주차장에 주차하고, 전철로 3 정거장 더 가서 실험 정원 역에 내려서 들어 갔다. 오늘은 날씨가 좋아서인지 가족단위의 관람객이 정말 많이 왔고, 입장권 사는데 30분정도 소요되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 적은 처음 인듯 하다.
실험정원 안에는 동물원도 있어서 동물원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또 내야 한다. 실험정원은 성인 150, 아이 50 이고, 동물원도 성인 150, 아이 50이다. 실험정원은 10시에 문을 여나, 동물원은 11시반에 문을 연다. 특히, 동물원이 있어서 아이들이 주말에 단체 관람으로 많이 온다. 우리의 에버랜드 알제리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좋고, 다만 놀이 시설은 없다. 수목들과 동물만이 있을 뿐이다.
워낙 나무들이 많고, 주말에 특별히 갈 곳이 없는 가족들이 여기에 와서 하루를 쉬다가 간다. 아이들은 뛰어 놀기에 좋기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들을 풀어놓고 숲에 앉아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는 부부들도 많다.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하고 먹을 것을 싸가지고 와서 먹기도 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생활을 한다. 알제에는 돈이 많지 않으면 갈 곳이 그렇게 많지 않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호텔이나 툭별한 장소에서 열리는 파티를 통해서 나름 피서도 하고 가족과 시간도 보낸다. 그렇지 않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실험정원을 걸으면서 생각하면서 인스타 하면서 놀기 좋은 곳이다. 그리고, 오늘 만보를 채웠고, 인스타에도 마냥 많이 올렸다. 누구를 위해서 올리기 보다는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기억해 주기를 바라면서 올린다. 25년 9월에 현재의 나를 보면, 인스타에서 나름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인스타에 있는 내용을 보면 내가 알제에서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 누군가를 생각하면 사는 삶이 아닌 나와 가족을 위해서 사는 삶이 좋다. 그게 내가 선택한 길이기도 하다.
알제에서 아이들이 하도 중국사람이라고 부른다고 아내에게 이야기 했더니, 룰루레몬에서 모자 하나를 추천해 줬다. 이 모자를 쓰면 얼굴이 무서워서 아무도 말을 걸지 않을거란다. 그래서, 설마 했는데, 눈까지 내려서 가리니까, 나름 햇빛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고, 얼굴이 어두워져서 아이들이 더 이상 중국사람이라고 부르는 횟수도 현저하게 줄었다.
내가 나를 자발적으로 무서운 사람 코디네이션 하게 되었다. 중국 사람들에게 나름 반감을 많이 가지고 있어서 동양계 얼굴은 무조건 중국사람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다혈질의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어서 사전에 피하는게 좋다. 그럴려면 최대한 부딪치지 않고 사는 것이 필요한데, 이런 소극적인 대응을 통해서 나름 극복해 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외국인이고, 외국인에 대한 차별은 어디에 가나 있다. 대사관에서도 외국인을 상대로 범죄가 많이 일어나니 항시 조심하라는 메시지를 꾸준히 주고 있다. 조심은 우리의 몫이다.
10시반에 도착해서 오후 1시반에 나왔다. 동물원까지 쭉 다보고 나오니 시간이 평소보다 1시간 이상 더 걸린 듯 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오랫동안 이런 저런 통화를 했다. 한국은 저녁시간인데 아직도 폭염으로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조만간 가을이 오면 다 해결 될거라는 이야기도 하셨다. 지구촌 여기저기가 이상 기온으로 삶이 더 힘들어지고 있다. 그래서, 노년에 어디에서 뭘해 먹고 살지는 지금부터 고민해야할 중요한 일이 되었다. 예전과는 다른 세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집에서 점심을 해 먹고 밀린 업무를 하기 위해서 출근을 했다. 주말에 매일 출근을 하니, 회사 건물에 경비하시는 분들이 나에게 너무 일을 많이 한다고 쉬면서 하라고 이야기 주신다. 그래, 이 분들이 보기에도 내가 너무 출근을 많이 한다. 그만큼 내가 뭔가에 밀려서 쪼들린 삶을 살고 있다. 마음이 늘 편하지 않고, 뭔가에 밀려서 사는 삶이다. 나에게 주어진 삶이라고 생각하고 일단은 내년 11월까지는 버티기로 가 보자. 아직 시간이 많은 남은 듯 보이나, 그렇게 시간이 많이 남은 것은 아니다. 이 또한 빠르게 지나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