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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6 - "오랜만에"

동네이야기

"오랜만에 하는 일들"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출근 버스를 탔다. 우리 동네에 오는 회사 출근버스는 다른 동네 사람들을 다 태우고 거의 마지막에 우리를 태우러 온다. 지난 3일간은 동생이 출근길에 회사 앞에 내려 주고 갔었는데, 차 수리를 맡겨서 오늘은 알아서 가라고 어제 밤에 이야기 해줬다.


솔직히 오랜만에 타는 통근버스라서 내가 제대로 차를 찾을 수 있을지, 그리고 버스가 여기에 서는 것이 맞는지 걱정반 우려반이었는데, 다행히 회사 가는 젊은 친구가 4명이나 있어서 그들 뒤에 줄을 서서 기다리니, 15분만에 통근버스가 도착을 했고, 차안은 이미 사람이 차 있었고, 기사님의 배려로 차안이 후끈했다.


버스는 20분정도 달려서 회사에 도착을 해서 7시반쯤에 회사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었다. 아침 식사는 참치 야채죽으로 가벼운 아침식사로 하기에는 아주 훌륭했다. 일년만에 회사 버스를 타고 와서 아침을 먹는 일을 했다. 늘 하던 일인데도 일년만에 해 보니, 낯설고 고맙고 새로웠다.


아침에 동생차를 타려면 6시반에 씻고, 가방을 챙긴 다음에 동생이 일어나기를 기다려야 하나, 출근버스를 타게 되면 굳이 기다릴 것 없이 바로 버스 정거장으로 나가서 버스를 타면 회사 안으로 들어가서 내려 준다.


오랜만에, 좋았다.

출근버스는 일반버스 정거장에 선다

오늘은 새로운 집 계약이 있는 날이라서 회사에서 오후 4시반쯤에 나왔는데, 비가 많이 내렸다. 겨울인데, 눈은 안 오고 비가 와서 내가 기대한 날씨가 아니어서 아쉬웠다. 알제리에서 살다가 한국에 오면 적어도 12월은 날이 춥고 눈도 많이 오고 그럴 줄 알았는데, 영상의 날씨가 지속되면서, 결국은 눈 대신에 비가 왔다.


알제리에서 회사 동료들이 전화와서 한국은 얼마나 춥냐고 물어보길래, 알제와 기온이 비슷하다고 했더니 믿지를 않는다. 한국의 겨울은 춥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10년전에 한국에서 경험한 겨울을 생각한 것인지, 한국 겨울은 춥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나 보다. 사실 나도 의아하다. 12월 중순인데, 이렇게 안 춥고 비가 많이 와도 되나?


예전에 비해서 계절이 많이 바뀐 것은 맞다. 겨울에 추워야 하는데, 아쉽기는 하다.

회사 앞에 횡단보도. 겨울비가 장마비처럼 오는

아내에게 사진 한장이 왔다. 일 끝나고 집에 와서 저녁을 먹는다고 하는데, 반찬이 건강식이다. 나도 가지 구워먹는것 좋아하는데, 내 손으로 거의 구워 먹어 본적이 없다. 그래서, 더 입맛이 당긴다. 먹고 싶다.


아내는 음식을 맛갈나게 만들고, 맛도 좋았는데, 아내의 밥을 먹어 본지 오래되었다. 기러기 생활이 길어지니 내가 간단하게 해 먹는 시간이 더 많았고, 이제는 한국에 왔으니, 주로 회사식당에서 삼시세끼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회사 식당은 영양사분들의 가이드 하에 최상의 음식이 사원들에게 제공된다고 생각한다. 분명 맛있다 그리고 계속 먹고 싶어진다.


그래도 아내의 밥이 더 좋다. 맛도 있어야 하지만, 아내와 같이 밥을 먹을 때가 좋다. 어떤 반찬이든 같이 먹을 때는 무엇보다 맛있다. 어느 날 기러기 생활이 끝나게 되면 나도 열심히 아내를 보조하여 더 맛있는 음식을 같이 만들어서 같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아내가 옆에 없다보니, 가끔은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렇지 못해서 아쉽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아내의 저녁식사

오늘로 한국에 온 지 6일이 지났다.


한국의 날씨가 더워서 낯설었고, 눈 대신에 비가 와서 좀 더 아쉬웠다. 그러나, 부모님과 함께여서 좋고, 친구들과 시차없이 연락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연말이라서 그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들과 저녁 약속을 잡았다. 또한, 그동안 못 갔던 병원도 하나씩 다니고 있다. 알제리에 비하면 좋아진 것이 많다.


한국에 살면 그 편리함을 모르고 지나 갈텐데, 해외에 살다가 들어오니 그 느낌이 남과는 다르다. 공기가 우리에게 늘 필요하지만, 그 고마움을 모르는 것과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한다. 일단 아직까지는 한국에 온 것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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