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17. 오후 12:32
커피잔을 받아 든 순간, 평소보다 연한 색깔이 눈에 들어왔다. 할머니는 당황한 듯 "어머, 샷을 하나만 넣었네요. 다시 만들어드릴게요"라며 손을 뻗으셨다."괜찮아요, 그냥 마실게요."그 짧은 대화 뒤로 묘한 침묵이 흘렀다.
할머니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작은 떨림. 평생을 정확하게, 변함없이 살아오신 분의 어깨가 조금 더 둥글어진 것 같았다.
연한 커피를 한 모금 머금으며 생각했다. 시간이라는 것이 얼마나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지. 할머니의 작은 실수 속에서 나는 인생의 또 다른 계절을 마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