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영면에 드신지 벌써 3개월이 지났다.
아직도 전화를 하면, 반갑게 맞이해주는 엄마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릴 것만 같으나,
이제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현실 속에는 더이상 엄마가 없다.
엄마는 내 마음속에 살아계시고, 그리고 하늘의 별이 되어 나를 지켜봐주고 계신다고 생각하며
애써 태연하려고 해도 엄마에 대한 그리움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한달 전 무렵,
나는 마음 속으로 많이 내려놓고, 어느정도 마음의 준비를 했었다.
엄마는 극심한 기침을 거의 3주 정도 했었고, 거동도 불편하셨다. 며칠씩 대변과 소변을 보지 못하셨고, 돌아가기 며칠 전, 혈변을 여러번 보면서 속에 있는 대변들을 모두 쏟아내셨다.
계속 잠만 주무셨고, 잠깐 정신이 돌아오더라도, 몇분 뒤면 다시 꾸벅꾸벅 졸고 계셨다.
앞으로 다가올 영면을 준비하듯이.
그때는 엄마가 이제는 고통없이 편안하게 가셨으면 했다.
이미 암이 온 몸으로 퍼져, 더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다면,
차라리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히 쉬시기를 바랐다.
엄마가 이생의 마지막 호흡을 길게 내뱉으신 뒤, 다시는 오지 못할 하늘로 먼 길을 떠나셨을 때도
오히려 어쩌면 눈물과 함께 마음 한편이 홀가분해졌던 것도
그것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슬픔은 지나가는 시간에 비례해서 자꾸만 커져간다.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를 볼 수만 있다면.
아니, 하루가 아니라 단 1시간이라도 엄마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안아볼 수 있다면...
1시간이 무리라면, 단 5분이라도 엄마에게 안겨서 엄마의 냄새를 맡아볼 수라도 있다면....
엄마는 언제나 나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엄마 집에 가면, 나에게 이미 했었던 이야기를 또 하실 때가 많았는데,
그때마다 티내지 않고,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들어드리면,
신이 나서 이야기를 종일 하시곤 했다.
엄마의 목소리가 그립고, 엄마의 행동이 그립다.
엄마가 해준 밥이 그립고, 엄마의 품이 그립다.
엄마가 나에게 해준 모든 것이 그립다.
엄마랑 늘 산책하던 집 앞 산책로도,
엄마랑 같이 갔었던 자연휴양림도,
이제는 무서워서 가질 못하고 있다.
엄마가 생각나서 눈물이 쏟아져내릴까봐 감히 가볼 생각도 못하고, 지나가야만 할때는
다른 생각을 하며 바닥을 보며 얼른 지나간다
시간이 약이라지만,
엄마와의 이별은 시간이 지날수록 슬픔이 커져간다.
보고싶다. 우리 엄마.
하늘에서는 고통없이 편안하지?
보고싶다. 정말 보고싶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