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그리겠으면 그만 그려도 괜찮은 거지?
여기 가운데에 부처님을 그리고 여기는 연못, 그리고 위에 연꽃, 하늘에는 연등도 그릴 거고.
우리도 테이블 챙겨 올걸. 생각을 못했네... 불편하지?
괜찮아, 엄마. 이쪽으로 엎드리면 여기가 높아서 책상에서 그리는 거 같기도 해.
어제 부처님을 한 번 연습해 볼걸. 처음 그려봐서인지 너무 어려워.
그런데 엄마, 왜 다 어른들이 그리고 있어? 도와줘도 돼?
내가 너무 늦게 그려서 그런가 봐. 부채랑 가방은 꼭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늦게 그린 거 아니야. 시간이 이렇게 많이 남았는데 뭘.
준비한 수량보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왔나 봐. 다음에는 더 일찍 와서 체험부터 하고 그림 그리자!
엄마. 아까 엄마가 도와줬으면 나 1등 할 수도 있었을까?
그래도 잘했다고 생각해.
오늘 그린 그림이랑 동시랑 둘 다 꼭 상 받고 싶어. 엄마가 소풍이라고 말해서 나도 그렇게만 생각했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어.
부채도 못 만들고 나 혼자서 열심히 다 했으니까 꼭 상 받으면 좋겠어. 꼭!
엄마도 솔직히 우리 딸들이 상 받았으면 좋겠어.
근데 오늘 참가한 사람도 너무 많았기 때문에 못 받을 수도 있어. 세상에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엄청 많거든.
그래도 오늘 재밌었지? 날씨도 좋고 반가운 선생님들도 만났고. 상까지 받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즐거운 날이었지?
응. 대회가 어떤 것일까 궁금해서 어제 꿈까지 꿨는데 알게 되어서 좋았어. 이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대신 미리 연습하고 가야 될 거 같아. 그리고 그때는 꼭 책상 챙겨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