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아이들과 이렇게 친해졌습니다
새학기 어린이집은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처음 등원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이 낯설고 두려워 울고 또 운다. 엄마와 떨어지는 것도 공포일 것이다. 우는 아이 달래기 힘들다. 차라리 울음이 시작되기 전 서둘러 친해지는 것이 아이도, 나도 편한 길이다. 아이가 먼저 다가올 일은 없다. 내가 다가가야 한다.
사람은 타인을 만나면 눈을 맞춘다. 아이들도 그렇다. 눈을 맞출 때마다 아이들의 행동은 다양하다. 눈 깜짝할 사이 다른 곳을 바라보기도 하고, 눈 시릴 정도로 뚫어지게 쳐다보기도 한다. 이때 아이와 친해지기 첫 번째 노하우 '시선 맞추기'를 한다. 아이가 고개를 돌리더라도 '나는 너에게 관심이 있어'라는 마음으로 계속 바라본다. 반복적으로 눈을 마주치다 보면 아이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부담스럽지 않게 눈을 깜박여 주는 것도 좋다. 주의할 점, 째려보면 안 된다.
아이가 시선을 의식하면 두 번째 노하우 '미소 짓기'를 한다. 입꼬리를 올렸다 내렸다 시각적 자극을 주는 것도 좋다. 여러 번 반복하면 간혹 따라 하는 아이도, 부모에게 숨는 아이도 있다. 그렇지만 숨었던 아이는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알기에 다시 고개를 들고 바라볼 것이다.
이번엔 손을 이용한 '까꿍 놀이'이다. 과장된 표정과 손짓은 필요 없다. 한 손으로도 충분하다. 눈을 가렸다가 떼는 행동만으로 아이는 미소 지을 것이다. 부모에게 숨는 아이는 손도 필요 없다. 아이가 고개를 들 때 환한 미소로 방긋 웃어주면 된다. 그러길 반복하면 아이도 웃어줄 것이다. 이제 우리는 조금 친한 사이가 됐다. 그렇지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더 친해질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 ‘한 걸음 다가가기’. 주의할 점이 있다. 성큼 다가가서는 않는다. 아이 걸음을 기준으로 한다. 갑자기 가까워지면 아이가 '움찔'할 수 있다.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한 걸음 다가가기 성공했다면 손가락을 사용해 보자. 검지, 중지를 번갈아 움직이며 '손가락 걷기'를 한다. 아이의 시선은 얼굴에서 손가락으로 옮겨질 것이다. 그때 달팽이가 기어가듯 부드럽게 몸도 나아간다. 눈은 아이 얼굴에 두고 반응을 관찰한다. 아이가 시선을 들고 쳐다보면 '방긋' 웃어주자. 아이도 함께 웃어줄 거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아이 앞에 서 있는 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아이와 친해지기 마지막 노하우는 '손가락 터치'이다. 방금 전까지 놀이하던 손가락 걷기를 허공에서 한다. 간혹 아이의 손이나 팔 혹은 어깨를 터치한다. 거부감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접촉 공간을 넓히며 다양한 스킨십을 시도한다.
나는 이렇게 아이와 친해진다. 아이들의 성향은 제각기 다르지만 열에 아홉은 이 방법이 통한다. 나머지 한 명은 어쩔 수 없다. 울면서 친해져야 한다. 아이는 우는 만큼 내 손길을 거부한다. 먼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린다. 나를 받아주는 순간 더 많이 안아주고 위로한다. 힘들었던 만큼 아이는 기댈 것이다. 이 또한 아이와 친해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