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걸이 FLEX

옷가게도 아니면서

by 다정한온기



무슨 물욕, 소유욕이 있다 있다 이런 것까지 있는지 나 미처 몰랐었다. 잘못된 소비는 맥시멀 라이프로 가는 지름길인걸 이제는 알지만, 원했던, 원하지 않던 난 가득 채운 집에서 얹혀살았던걸 인정해야 한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명품을 사는 그런 사치는 간이 작아서 못한다. 대신 명품백 금액 많큼 다양하고 조잡한 물건들을 사는 편이었다. 결! 혼! 전 나는 그랬다 결코 좋은 소비습관이라 말할 수 없다.

'티끌모아 태산' 이 아니라 '티클소비 목돈'이라는 말이 딱 맞을 듯하다.




그런 소비습관이 신부 입장과 동시에 절약 모드 ON으로 자동변환되는 것도 아니었을 것이고, 결혼 후 첫 살림을 맡게 된 나는 여전히 같은 소비습관으로 살아갔다.

" 넌 뭘 그렇게 사니?"라고 이야기하면

내가 뭘 그렇게 산적이 없는데 왜 내게 저런 말을 하는 걸까 난 인정하지 않았고, 아마 알았어도 인정 안 했을 거다 지난날 나의 소액 소비는 많은 기회비용을 날려 버렸다.


당연히 미니멀 라이프 전과 후의 삶은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물욕과 소비욕이 제지가 되면서 지난 소비습관 까지 뒤돌아 보게 하는 반성의 시간이 주어졌다. 후회하면 무슨 소용일까? 하지만 반성은 다르다. 후회는 미련이지만 반성은 앞으로의 삶에 중요한 타이밍이다. 그 반성을 옷걸이 보며 하게 된 나


지금은 5인 가족이지만 4인 가족이었을때는 지금보다 옷이 더 많았다. 세번의 출산으로 고무줄 같은 나의 신체변화와, 26개월 차이 나는 딸 둘에게 사주고픈 옷 욕심 항상 군복만 입다 어쩌다 한번 하는 외출에 번듯하게 입히고 싶었던 나의 욕심에 남편옷을 샀다. 정작 남편은 있는 옷 입고 나가도 별 신경을 안쓰는 사람인데도 말이다.그리고 그에 맞는 옷걸이도 샀다.


어디서 본 것도 있고, 왠지 백화점 디스플레이처럼 하고도 싶었고, 폼도 나고 싶었고, 그리고 그냥 습관처럼 샀던 옷걸이, 깔 별로 맞춰야 직성이 풀리던 예전의 나는 나중을 생각하는 소비를 하지 않은 게 가장 큰 단점이었다. 생활용품은 오프라인 마트보다 온라인 이용이 많았고, 직접 눈으로 보고 살 수 없고 오로지 사진과 후기만이 내 선택에 영향을 주었는데. 그렇게 구매할 땐 30개보다는 50개가 개당 단가가 낮았으니 돈을 더 지불해도 50개가 더 이득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서 같은 맥락인 1+1 권법과 유사한 마케팅이다. 순진한 건지 세상 물정 몰랐던 건지, 나 같은 호구 소비자들이 있었으니 또 한 업체를 먹여 살릴 수 있는 것이긴 한데 난 정말 바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구매한 옷걸이는 정작 사용해 보니 불편했다. 그런데 이미 사용해 버려서 반품도 안된다



어쩔 것인가? 지금 같으면 중고거래로 팔 수나 있었지만 그땐 그런 것도 잘 몰랐었다. 에이 귀찮다. 그냥 내버려두고 다른 거 편한 거 사자. 그리고 또 30개 50개 1+1 소비 권법 등 혹하는 물건에 돈을 썼고, 결과는 폭망 다람쥐도 아닌데 물건 구매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계속 같은 패턴으로 돌고 돌고 비단 옷걸이뿐만이 아니었겠지?







그렇게 내가 산 옷걸이는 여러 회 사의 여러 제품이었고, 흔히 말하는 인생템을 만난 것인지

아님 나의 마음 가짐이 달라져서였는지 내가 정착할 수 있는 옷걸이가 정해 졌다. 그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지금보다 더 늦게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더라면 난 아직도 같은 방법으로 소비하고 나의 기회비용들을 여전히 날리고 있을 테니깐 이제서라도 이렇게 바뀔 수 있다는 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물건에 진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생활이 진심이 되면, 물건을 선택하는 일에 있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찾을 수 있고, 실패 또한 줄어드는 것 같다. 그리고 선택한 물건에 대해서는 끝까지 애정 하는 법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은 우리 부부와 둘째 딸까지는 같은 옷걸이와 바지걸이를 사용한다. 아이들이 크면서 옷 사이즈도 커지니 어른 옷걸이를 같이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옷을 거는 방법까지 정확하게 가르쳐 주며 옷을 오래도록 입을 수 있게 한다. 6살 막내는 아직 작은 옷들이기에 다른 옷걸이를 사용하지만 충분히 사용한 옷걸이는 중고 판매로 이어질 것이고 , 이젠 더 이상 옷걸이를 사지 않기로 다짐했다.

옷을 늘리지 않는 방법 중 하나로 옷의 개수만큼 옷걸이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옷걸이가 있는 만큼만 옷을 소유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옷걸이보다 줄어드는 것은 환영이다. 남들에게 보이는 겉모습에 충실하지 않고, 옷으로 나를 채우려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물건이 나와 잘 맞는지는 사서 써보기 전에 알 수 없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 사서 써볼 수도 없다. 그럴 땐 집을 한번 천천히 둘러본다. 내가 평소 좋아하는 색, 가구나 물건의 질감, 모양, 사이즈 그리고 물건이 놓일 위치를 사색하듯 돌아보고 그 후에 선택하는 물건이라면 실패보다는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한때의 유행을 쫓아 사는 물건들은 대부분 놓인 자리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건 내가 원하는 물건이 아니라, 남들이 좋아하는 물건이라서 그렇다.


미니멀라이프는 절대 과정없이 완성되지 않는다. 난 그 과정의 중간에 있고 앞으로도 많은 과정들이 남았지만, 멈추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건 많은 실패를 맛 보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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