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비가 오고 난 후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습기를 머금은 나무에 가지런히 붙어있는 잎새들의 떨리는 노래소리를 들을 수 있을꺼야.
톡.톡.토도독. 잎새들은 몸에 붙은 물방울을 한방울씩 털어내며 상쾌한 노래를 불러.
높은 산 정상에 올라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저 산꼭대기에서 반대쪽 산꼭대기로 여행을 떠나는, 귓가를 간질간질 간지럽히는 바람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꺼야.
바람은 하늘을 두둥실 떠다니다가 내 귓가에 작은 노래를 부르고 다시 저만의 여행을 떠나.
짚앞 놀이터에 가만히 앉아 귀를 기울이면,
천사같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꺼야.
조잘조잘 꺄르륵. 아이들은 세상 근심걱정 전혀없이
기쁨만을 얼굴에 꽃 피우고 상상의 세계로 행복을 쫓아가.
어스름한 저녁 횡단보도 앞에서 가만히 귀를 기울이면,
달콤한 연인들의 속삭임이,
가족과의 만남의 이야기들이,
직장상사의 뒷담화가,
그들의 목소리들이 한데 모여
설레이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이 들려와.
이런게 사는 재미 아니겠어?
귀를 기울이면.
삶의 작은 행복들을 들을 수 있을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