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
생각해봐.
우리 앞에 출발 선은 모두 같아.
뛰거나 걷거나 새치기를 해도 모두 용인되는 시합이야.
종점이 보이니?
미안하지만 종점은 모두 달라. 그리고 알 수가 없어.
한발자국 발을 떼었을때가 종점인 사람도 있고,
보이지도 않는 종점을 기어서 간신히 네발로 통과하는 사람도 있어.
알 수 없는 종점이 있는 이 길고 긴 레이스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난 잠시 숨을 고르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 도약하려 몸을 잔뜩 웅크리고 달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
고백하자면 아직 무엇을 위해 달려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위를 돛단배만 타고 둥둥 떠다니진 않을거야.
튼튼하고 커다란 배를 만들어서 파도를 타고 멀리 여행을 갈거야.
내일이 종점이라고 해도 상관없어.
웅크렸던 몸을 펴고 오늘을 열심히 달릴꺼니까.
모두가 내일이 종점이어도 상관없는 하루를 달리길 바랄게.
잠시 웅크리고 숨을 골라도 좋아.
남들보다 조금 늦게 달려도 좋아.
빠르게 달리면 그대로도 좋아.
보이지 않는 종점을 무서워 하고 두려워 하기 보단
종점에 도착하기 전까지 아름다운 풍경들을 눈에 담기를 소망할게.
종점까지 힘내서 달리기를.
바로 눈 앞에 종점이 보이더라도 웃으며 통과할 수 있는 용기를 갖기를.
나만의 튼튼하고 커다란 배를 만들기를.
그 배를 타고 기쁨이 가득한 세계로 여행을 떠나기를.
간절히 기도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