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내가 힘들 때, 나를 지켜준 한마디
“남들보다, 10분만 더 일찍 출근해.”
1. 그해 겨울 우리는 너무 힘들었다.
나는 겨우 업무에 익숙해지던 시기였고,
그분은 몇 년 만에 지점 실무를 다시 맡게 된,
오랜 본부 생활과 해외지사를 거친 선임 부지점장이었다.
책임자 자리였지만
팀장급 선배님이 오퍼레이터로.
기초 전산부터 다시 익혀야 했던 상황.
실무 담당자였던 나는
두 분의 부지점장님을 모시는 계장.
부지점장님은 나 없으면 일 자체가 안 되는
이상하고도 끈끈한 관계로 3년을 함께 했다.
2. 그날, 나는 울면서 퇴근했고
그다음 날, 그분은 웃으며 답장했다
지점 근무 마지막 날,
눈물 때문에 제대로 인사를 못 드린 게 마음에 남아서
밤에 카톡을 보냈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부족했을 텐데도
항상 잘한다, 잘한다 칭찬해 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정말 그랬다.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잘하려고 애쓴다는 걸 알아주셨던 분.
그다음 날,
나는 본점으로 첫 출근하는 날이었다.
그때 받은 답장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본부는 좀 꼰대들의 놀이터라 힘들겠지만
아침에 남들보다 10분 더 일찍 도착하고,
회의에는 적극적으로 참석하고,
내가 더 일하겠다는 생각으로 하면 성공할 거야.”
그 말이,
지금도 내가 본부 생활하면서
스스로를 다잡는 원칙이 됐다.
3. ‘일보다 사람을 먼저 본다’는 것
은행 조직은 숫자와 마감이 전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그걸 해내는 건 사람이다.
그때 팀장님은 늘 내 눈치를 보셨던 것 같다.
내가 지치진 않을까, 힘들진 않을까.
나 역시 그 마음을 알았기 때문에
휴가도 반차로 바꾸고
가족여행 가는 날 20통 넘는 전화를 받으면서도
화를 내지 못했다.
그분도, 나도 서로 너무 힘든 걸 알았으니까.
그냥 열심히 했다. 함께.
4. 그래서, 그 말을 나는 지금도 기억한다
“어떻게 보면 지금이 첫 번째로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나를 칭찬하려고 과장하지도 않았고,
내가 괜찮은 사람이라고 다독이기보다
‘이건 네가 더 커질 기회’라고 말해 준 사람.
나는 본점에서 지금도 그 말을 곱씹는다.
실수해도, 버거워도, 억울해도,
이 시간을 통해 내가 ‘자라나는 중’이라는 걸
잊지 않게 해준 한 문장.
다음 편: [11화]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