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록] 신입에게 전하는 말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당신이라면,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일을 시작했거나,
준비 중이거나, 아니면 그냥 살아남는 사람의 이야기를 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나는 10년 전,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입사했다.
교직 수업을 듣던 중간에 합격 소식을 들었고,
화장실에서 울면서 부모님께 전화를 걸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발표 3일 뒤, 연수원에 입소했다.
당시에는 왜 그렇게 급박하게 입사 일정이 잡히는지도 몰랐고,
그게 마지막 자유였다는 것도 몰랐다.
그때, 가란 해외여행을 왜 안 갔냐고 묻는다면,
그냥 겁이 났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시간은 흘렀고,
지금 나는 후배들에게 멘토링도 가끔 하는 선배가 되었다.
입행 1년 차에 했던 강의 자료를 꺼내 보면 좀 웃기기도 하다.
그땐 내가 할 수 있는 말을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때의 나에게 더 해주고 싶은 말이 많다.
그래서 여기에 적어본다.
10년을 살아남은 내가,
10년 전의 나에게,
혹은 지금 막 시작하려는 당신에게
전하는 이야기들.
1. 토익은 꼭 해라
아니 진짜로. 나처럼 버티지 마라. 면접 때 안 물어보는 게 다행인 거다. 요즘은 더 안 물어볼 수도 있지만, 안 한다는 선택은 하지 말자. 안 쓴다고 안 보는 거 아니니까.
2. 무조건 경험해 봐라
금턴 기다리지 말고, 계약직이든 뭐든 직접 해보는 게 낫다. 겪고 나서 깨달은 건데, 은행이라는 곳은 겉에서 보는 거랑 안에서 보는 게 아주 많이 다르다.
3. 말은 짧게, 기록은 길게
설명충이라 뭐든 다 말하고 싶은 사람도 있을 거다. 나도 그랬다. 근데 사람은 긴 설명에 귀를 닫는다. 말은 짧게, 대신 글은 자세히 써라. 근거는 다 남겨둬라. 당신을 보호해 줄 유일한 무기가 될 수 있다.
4. 감정은 숨기지 마라, 그러나 전략적으로 드러내라
화를 낼 줄도 알아야 한다. 다만 언제, 어떻게, 누구 앞에서 낼지 고민해라. 감정 없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감정을 지혜롭게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 더 오래간다.
5. 선배가 인생을 바꾼다
직속 상사, 팀장, 팀원. 이게 당신의 조직이고 삶이다. 업무보다 사람을 먼저 봐야 한다. 나를 지켜준 것도, 지금의 내가 된 것도 결국 사람이었다. 나쁜 사람은 걸러내고, 좋은 사람은 오래 기억해라.
6. 기대는 하지 마라, 그러나 기대하게 되는 순간을 기억해라
고과는 당신의 전부가 아니다. 고과는 그 해의 점수표일 뿐이다. 인정받지 못했다고 너무 상처받지 마라. 그리고 누군가 당신을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느꼈던 그 순간이 있다면, 그건 당신이 진짜 잘하고 있는 거다.
7. 신입은 무기가 많다
당신은 아직 신입이다. 모르는 것도 많고, 실수도 많을 것이다. 괜찮다. 모르면 물어보면 되고, 실수하면 사과하면 된다. 대신 당신만의 질문이 생겼다면, 그건 곧 무기다. 남들이 못 보는 걸 보기 시작했다는 뜻이니까.
이 모든 걸 다 지킬 수는 없다.
나도 여전히 못 지키는 게 많다.
근데 가끔은,
그냥 이런 말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버틸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까,
당신도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글은,
그런 당신이 언젠가 외롭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내가 먼저 꺼내 본 이야기다.
오늘을 여전히 치열하게 버티고있는 사람이.
내일을 버텨야할 사람들에게.
-끝-
처음으로 용기내 적어본 소박한 글을
끝까지 함께 해주시고 지켜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5. 7월 어느날, 달구언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