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포도 : 생후 194~284일

by 이다래
수면

9개월 즈음, 낮잠 시간이 짧아지고, 잠드는 시간도 길어져서 낮잠텀을 늘이고 횟수도 2회로 줄이기로 했다. 오전에는 오후에 비해 금방 졸려하는 편이어서 2시간 반, 오후에는 3시간 정도 놀게 하다가 재운다. 포도는 금방 적응할 줄 알았는데, 텀을 늘이니 의외로 많이 피곤해했다. 특히 오후 5시쯤 자던 낮잠을 없애니 저녁시간에 힘들어해서 밤잠시간도 앞으로 당겼다.


텀을 늘이니 힘든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오전에야 아인이 등원준비해서 보내고 집에 와서 아침 먹고 간단한 집안일 하면 시간이 금방 가는데, 오후에 3시간을 버티는 게 보통일이 아니었다. 포도 점심 먹이고, 나도 점심 먹고, 간식까지 먹여도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처음엔 포도가 그다지 졸려하지 않아도 3시간 전에 재우기도 하고, 오후 낮잠을 일찍 깨면 초저녁에 한번 더 재우기도 했다.


아인이의 일정에도 변화가 있었다. 보통 어린이집 일과가 끝나는 4시에 하원했는데, 포도 낮잠 일정이 바뀌면서 5시까지 종일반에 있게 되었다. 처음엔 만화 보는 시간이 줄어든다며 투덜거렸는데,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 아인이는 종일반까지 하는 일정에 금세 적응해 주었다. 조금 일찍 데리러 간 날에는 왜 이렇게 일찍 왔냐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포도 때문에 아인이의 상황이 변하게 되는 게 미안하면서도 고맙다.

왼: 야외취침 / 오: 자다 깨서 짜증난 포도


이유식

포도는 초기이유식 2단계를 거치고 중기 이유식을 먹기 시작했다. 중기로 들어서자 갑자기 잘 먹기 시작한 포도. 어쩜 이런 것도 첫째랑 똑같을까. 중기 1단계 때는 100ml까지 먹었고, 중기 2단계 들어서자 120ml까지 늘었다. 내가 만든 건 아니지만 넘나 뿌듯. 이유식 횟수도 2회로 늘였다. 이것 또한 미룰 수 있을 만큼 미루다가 시작했다. 안정된 일정을 바꾸는 건 나에겐 힘든 일이었다. 반면에 포도는 바뀐 것들에 크게 거부반응 없이 잘 적응해 주었다. 아빠를 닮았나 보다.


이유식 양도 늘어나고, 횟수도 늘어나서 시판 이유식 비용이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지금부터라도 만들어 먹일까 고민하다가 또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지쳐서 다시 시판이유식을 주문해 버렸다. 그냥 이대로 후기이유식까지 시판 이유식을 이용할지도 모르겠다.

잘 먹고 쑥쑥 크렴


발달

앞니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자꾸 보고 싶어서 어떻게든 입을 벌리게 해서 한 번씩 보곤 했다. 아플 텐데 별로 칭얼거리지도 않는 우리 포도. 예전엔 좋아하는 것만 잡았는데 요즘은 뭐든 잡으려고 한다. 소근육은 잘 발달하고 있는 듯하다. 9개월 즈음 완벽한 배밀이를 하기 시작했다. 대근육 발달이 느린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 된다.

왼: 최애 딸랑이 / 오: 아랫니 뿅뿅


건강

영유아 검진에서 사두증(머리뼈가 비대칭적으로 변형)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있어서 남편 쉬는 날 맞춰서 큰 병원에 검사를 받으러 갔다. 크면 좋아지겠지 하고 넘기려 했는데, 안 좋은 경우 뇌발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이 자꾸 걸렸다. 의사는 포도를 보더니, 사두증에 관해서는 심각하게 이야기하지 않았고, 사경(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에 대해 더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아직은 어리니 집에서 스트레칭해주고, 두 달 후에 한번 더 만나보자고 했다. 걱정이 하나 더 생겼다. 부디 자연적으로 좋아졌으면.

오구오구 내새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