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니 간병일지. 1편.

마이코플라즈마폐렴 초기증상

by 이다래

금요일/ 시작은 구토와 열이었다. 아인이는 토를 자주 하는 편이어서 평소처럼 조금 체한 거겠거니 했다. 가까운 소아과에서 소화에 도움이 되는 약을 처방받아왔다.


토요일/ 약도 챙겨 먹고 잘 쉬었는데도 아인이는 토요일까지 기운이 없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열이 내렸다가 낮잠을 자고 일어나면 다시 열이 올랐다. 아인이는 입맛도 없는지 죽도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일요일/ 아인이는 열이 좀처럼 잘 나지 않고, 나더라도 금방 떨어지는 편인데 이번엔 달랐다. 열이 3일째 오르락내리락하는데 심할 땐 39도까지 올랐다. 주말에 문을 여는 소아과를 찾았고, 단순 열감기 일 거라고 했다. 다행히 오후엔 기운이 좀 났는지 남편이랑 병원 갔다 오는 길에 샌드위치도 사 먹고 왔다.


월요일/ 열은 여전히 오르락내리락하고 기침소리도 심해졌다. 학교에 결석을 한다고 알리고, 집에서 쉬게 했다. 오후에는 동네에 호흡기 질환을 잘 봐주는 소아과에 갔다. 이곳에서도 열감기라고만 했다. 검사를 해보지 않아도 되냐고 물어보려다가 요즘 유행하는 전염병이 의심된다면 의사도 바로 알아봤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고, 단순 열감기라는 말이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어서 그냥 병원을 나섰다. (나름 신뢰하면서 다니던 소아과였는데, 신뢰를 잃었다.) 갑자기 내린 소나기로 옷이 다 젖은 채로 다녀왔는데 별 성과가 없었다. 기운 없는 아인이에게 곧 진료순서가 다가온다며 빨리 가자고 재촉한 게 미안해졌다.


화요일/ 여름방학식이기도 했고, 어느 정도 컨디션도 돌아온 듯해서 학교에 보냈다. 마스크는 꼭 쓰고 있도록 당부했다. 아인이는 학교를 마치면 교회에서 운영하는 초등학생 돌봄 교실로 간다. 그리고 오후 4시엔 돌봄 선생님이 아이들을 태권도학원에 데려다주신다. 아인이 컨디션이 안 좋아졌다는 연락이 올까 봐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4시쯤 돌봄 선생님에게 연락이 왔다. 아인이가 태권도 학원 가는 길에 힘들다고 울었다는 거였다. 일단 태권도 학원에 앉아서 쉴 수 있게 했으니 데리러 가라고 했다. 부랴부랴 태권도학원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만난 아인이는 눈이 벌겋게 되어있었다. 사범님이 아인이에게 쉬라고 말해두고 수업을 진행했는데, 아인이가 가만히 있기 그랬는지 같이 수업에 참여하더란다. 그러다가 힘들어서 또 울었다고. 집에 돌아와서 아인이에게 물었다. 언제부터 몸이 힘들었냐고. 그랬더니 돌봄 교실에 있을 때부터 그랬다고 했다. 그럼 선생님께 말해서 엄마 불러달라고 하지 그랬냐고 말했더니 아인이는 답하기 귀찮은지 아이 몰라! 하고 등을 돌려버렸다. 그날 밤, 자려고 누운 아인이에게 말해주었다. 아인아 아프면 주변 어른들한테 말해도 괜찮아. 아인이가 참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면 돌봄 선생님이나 사범님 그리고 엄마도 얼마나 속이 상하겠어. 무엇보다 아인이가 힘들잖아. 엄마가 언제든 데리러 갈 수 있으니까 다음에 그러면 꼭 말해줘.라고. 속이 상했다. 나 어릴 때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더 안쓰러웠다. 말해도 괜찮다고 자꾸자꾸 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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